KLPGA투어 최초 대회 4연패 이룬 박민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감사'

이태권 기자 2024. 6. 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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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막을 내린 2024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KLPGA투어 최초로 단일 대회 4연패를 달성한 박민지. 사진┃STN뉴스 손진현 기자

[양양=STN뉴스] 이태권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최초로 단일 대회 4연패를 이룬 박민지(25·NH투자증권)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감사'였다.

박민지는 9일 강원도 양양 설해원(파72·6563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2024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 원) 최종 3라운드에서 대회 사흘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박민지는 개인 통산 19번째 우승과 함께 KLPGA투어 최초 단일 대회 4연패의 대기록도 세웠다. 경기를 마치고 박민지는 우승 기자회견에 참석해 "부담이 많은 한 주 였는데 4연패를 해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대기록 달성의 소감을 전했다.

박민지는 이날 전반 내내 파 세이브를 이어가다 후반 첫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이제영(23·MG새마을금고), 전예성(23·안강건설)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이어진 11번 홀(파3)에서 티샷을 핀 1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14번 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리드를 2타 차로 벌리고 승기를 잡았다. 이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승리를 자축했다.

박민지는 "아침까지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긴장을 하지 않았는데 전반에 퍼트감이 말도 안되게 좋지 않았다. 5m 안쪽의 퍼트도 위기상황에 처한 것 같을 정도였다"고 돌아보며 "전반에 어려운 홀이 있어서 지키자는 생각이 있었지만 퍼트까지 따라주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컸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의도했던 것들이 잘 돼서 하늘이 도와주셨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역대 최초의 기록인만큼 부담감도 있었다. 박민지는 "지금까지 19승을 올렸는데 이번 대회 기간이 가장 길게 느껴질 정도로 힘들었다. 일단 대기록 도전에 나서기 위해 출전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고 대회장에 와서 감사하게도 4연패에 관한 응원을 많이 받았지만 올해 우승이 없던 터라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한 귀로 흘렸다"고 털어놓으며 "모든 게 맞아 떨어져서 우승까지 한 것 같아 뜻깊다"고 말했다.

13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2024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정상에 오른 박민지. 사진┃STN뉴스 손진현 기자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3차 신경통으로 시즌 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나선 뒤 거둔 시즌 첫 승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러웠다. 박민지는 실제로 이날 우승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치료했던 의료진과 가족, 캐디 등에 감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박민지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포털 사이트에 3차 신경통을 검색하면 죽지는 않지만 죽을 만큼의 고통이 동반한다는 설명이 있다. 저는 머리로 왔는데 바람이 머리나 이마를 스치기만해도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이 아리는 통증이 있다. 샤워도 거의 못할 정도여서 골프는 커녕 일상 생활을 하는 것에 걱정이 따랐다"고 털어놓으며 "감사하게도 날이 따뜻해지는 3월부터 통증이 잦아들었다. 이 무통기를 마음대로 정할 수 는 없지만 10년부터 50년까지 통증이 없게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면 병도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감사함때문일까. 박민지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을 모두 기부하기로 한 것. 박민지는 "아파보니까 아픈 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병을 고치지 못하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다. 그래서 병원, 어린이, 독거노인과 관련한 3군데에 기부를 할 예정이다"고 귀띔했다.

개인 통산 19승을 달성한 박민지는 이제 신지애(36·쓰리본드)와 故 구옥희가 세운 KLPGA투어 최다승인 20승을 바라본다. 박민지는 "지난 주 대회도 산악지형이었고 이번 주 대회도 산악 지형에다가 앞으로도 3주간 '언덕(힐)'이 들어가는 코스에서 경기를 펼쳐야 하는데 언덕을 잘 넘자는 생각으로 올해 안에 20승을 이루고싶다. 퍼트 연습을 많이 하면 그 순간이 더 빨리 오지 않을 까 싶다"고 마음을 다졌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도중 박민지에게 감사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민지의 후원사인 NH투자증권에서 박민지의 기부 소식을 듣고 인센티브를 100%로 올린 것. 일반적으로 우승을 할 경우 상금의 50%를 인센티브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박민지는 우승 상금 2억 1600만원에 특별 포상금 3억원까지 5억 1600만원을 온전히 챙기게 됐다. 박민지는 "좋은 일을 하니까 좋은 소식도 따라오는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STN뉴스=이태권 기자

agonii@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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