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라인야후' 사태가 소환한 '네이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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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야후 사태는 애초부터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5월10일 딱 한 차례.
네이버와 라인야후가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의사결정을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라인야후의 운명도 네이버의 지속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다뤄지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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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정일 기자] 라인야후 사태는 애초부터 시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한일전이라는 민감한 소재가 여론에 불을 댕겼고, 정치권과 노조의 가세로 인화성이 강한 사회적 의제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동일본 대지진 이후 통신두절 사태를 막으려고 네이버가 라인을 개발했다는 훈훈한 미담까지. “그런 은혜도 모르고 배은망덕하다”며 여론이 들끓는다.
지지부진하던 국내 라인 사용자가 증가하는 것은 그 여파다. 최근 한 달간 라인 설치 건수는 매주 평균 6만8000명으로 역대급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도 210만명에 달해 두 달만에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일본의 네이버 퇴출 압박에 우리도 맞불을 놓고 있는 셈이다. 이 와중에도 네이버의 침묵은 깊어만 간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5월10일 딱 한 차례. 일본 총무성이 라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영체제 개선(지분 조정)을 요구한(3월5일)지 66일만이다.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다. 네이버는 라인야후의 주요 주주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중요한 결정들을 해나갈 것이다.”(네이버 입장문)
여기서 주목할 것은 ‘모든 가능성’과 ‘기업 가치’다. 네이버와 라인야후가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의사결정을 심사숙고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이것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는 ‘운명 공동체’를 뜻하는지는 모르겠다. 말 그대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어서다. 어쩌면 이것이 ‘긴 침묵’의 이유일 거다.
긴 침묵의 또 다른 배경은 ‘성장 정체’라는 네이버의 본질적인 위기와 무관치 않다.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8%(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32.9%(4393억원) 증가한 역대 최고다. 하지만 이 숫자에 가린 다른 숫자들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당장 검색 시장에서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2022년 61.20%, 2023년 58.16, 2024년 58.07%로 하락세다. 반면 구글은 28.55%, 31.87%, 32.46%로 상승 중이다. 구글 유튜브는 우리 국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33.6%를 차지한 반면 네이버 앱은 6.6%에 그친다. 뉴스 트래픽도 2022년 2분기 35억 뷰에서 2024년 1분기 23억 뷰로 2년 새 30% 하락했다.
네이버 핵심 사업인 광고/커머스 영업이익은 2023년 4분기 5146억원에서 2024년 1분기 5070억원으로 꺾였다. 중국 e커머스 알리와 테무의 무차별 공세가 시작된 탓이다. 주가도 시원찮다. 6월7일 종가는 17만5400원. 2021년 7월30일 46만500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3분의 1토막이 났다.
맥을 못 추는 주가는 네이버의 미래가 순탄치 않다고 경고한다. 검색은 미국에, 커머스는 중국에 쫓기는 샌드위치 신세다. 기세등등했던 포털 시대가 끝나간다는 섬뜩한 말까지 들린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네이버 경영진에게는 시급한 과제다. 그렇다면 라인야후의 운명도 네이버의 지속 성장이라는 큰 틀에서 다뤄지는 게 옳다. 라인야후를 소유하느냐 마느냐 하는 이분법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네이버의 지속 성장을 위해 냉철하게 실익을 따지면서. 정치권과 노조의 지나친 훈수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는 ‘네이버의 시간’이어야 한다.
/이정일 기자(jaylee@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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