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집단휴진 결의한 의협, 환자 불편은 안중에 없나 [사설]

한겨레 2024. 6. 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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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오는 18일 집단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에 이어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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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9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오는 18일 집단휴진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에 이어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들도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이자, 국민 불편과 환자의 건강쯤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한 행태다.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 생명을 볼모로 인질극을 벌일 셈인가.

의협은 지난 4~7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정부 투쟁에 관한 찬반 투표 결과, 응답자의 73.5%가 휴진을 포함한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총 유효 투표 인원 11만1861명 중 63.3%에 이르는 7만800명이 투표에 참여해, 그동안 의협이 벌인 집단행동 찬반 투표 참가율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의협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18일 전국 의사들이 병원 문을 닫고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열 방침이다. 지난 6일에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17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하고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기로 결정한 바 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지금까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집단행동을 계속해온 의대생·전공의들의 외침을 관철할 수 있도록 이제는 의사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며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의료농단·교육농단을 막아내고 의료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의협은 그동안 의약 분업(2000년), 원격 진료(2014년),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2020년) 등 정부가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료 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집단 진료거부로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왔다. 그때마다 환자와 그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의료농단을 벌인 이들이 누구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한참 밑도는 의사 수를 늘리자는 논의는 왜 의료 정상화가 아닌가. ‘의대 증원 백지화’만 외치며 외곬으로 치달은 게 누구인가.

의협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미 확정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라는 주장이다. ‘의사 불패’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아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있어선 안 된다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요구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를 이제 그만 내려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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