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흡연 음주부터 행복감 지수까지 지역사회 건강 지수 다 담는다

이민우 2024. 6. 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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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오산보건소에서 나왔습니다."

지역사회건강조사원이 방문하는 날이었다.

지역사회 건강조사는 질병관리청과 17개 시·도, 258개 보건소가 함께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 조사다.

현관문을 열자, 김영심 오산보건소 조사원이 웃는 얼굴로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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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건강조사 해보니
빨간 조사원복·조사원증 패용으로 안심돼
문항 170여개, 꼼꼼하지만…10~15분 소요
개인정보, 통계 생산에만 활용…4개월 후 파기
짧게 설문하고 칫솔·문화상품권 답례품 받아
지난 8일 경기도 오산 원룸가에서 김영심 오산보건소 지역사회건강조사원이 조사대상 가구를 만나러 이동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지난 8일 경기도 오산 원룸가에서 김영심 오산보건소 지역사회건강조사원이 태블릿 PC를 이용해 건강조사를 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가구선정 안내서 및 공문, 답례품 모습. <이민우 기자>

"똑똑 오산보건소에서 나왔습니다."

8일 현관문 밖 노크 소리가 고요한 주말 자취방의 적막을 깨웠다. 지역사회건강조사원이 방문하는 날이었다. 방문 약속을 잡아 놓고도 잊고 있었다. 흠칫 놀라 옷을 입고 문을 열었다.

지역사회 건강조사는 질병관리청과 17개 시·도, 258개 보건소가 함께 수행하는 국가승인통계 조사다. 지역별 보건통계 생산, 근거 기반 보건사업 수행을 위해 2008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만 19세 이상 국민 23만여명이 조사 대상이다. 경기 오산에서는 총 450가구, 909명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다. 오산 인구 수가 23만명인 것을 고려하면, 0.4%의 확률로 표본에 선정된 것이다.

"안녕하세요. 일전에 전화드린 건강조사 때문에 방문 드렸어요. 안으로 들어가도 될까요?"

현관문을 열자, 김영심 오산보건소 조사원이 웃는 얼굴로 반겼다. 주말임에도 빨간색 조사원복과 조사원증을 목에 건 모습에 마음 놓고 집 안으로 들였다.

건강 조사는 태블릿 PC로만 진행됐다. 헌혈하기 전 설문조사와 비슷한 방식이었다. 식탁에 앉아 3일간 관련 교육을 받았다는 조사원의 안내를 받으며 조사가 진행됐다.

170여개 설문으로 이뤄진 조사는 15분 만에 끝났다. 흡연자라 설문이 조금 많았다고 했다. 김영심 조사원은 "통상 비흡연자, 태블릿 PC에 익숙하신 분은 10분 정도면 설문이 끝나요"라고 설명했다.

문항은 꼼꼼했다. 전자조사표(CAPI)에는 기본 소득, 세대유형 등 가구조사부터 흡연·음주·식생활 등 건강행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여부, 고혈압·당뇨병 경험, 의료이용, 행복감 지수, 심폐소생술 교육 경험 등 다양한 문항이 포함돼 있었다.

김 조사원은 조사 때 작성한 개인정보는 4개월 후에 자동 파기된다고 했다. 건강통계 생산 이외에 사용하지 않으며, 통계법 제33조에 따라 개인의 비밀은 반드시 보장된다는 마지막 설명을 들었다.

짧은 설문에 답례품도 있었다. 15분 정도 설명을 듣고 태블릿 PC를 눌렀을 뿐인데, 칫솔 세트와 문화상품권 1만원권이 생겼다.

김 조사원은 조사기관이 조사 내용에 대해 일부 조사대상자에게 확인 전화를 건다고 했다. 혹시라도 전화를 받으면 잘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는 오후 6시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다음 설문자를 만나러 간다고 했다. 오산에 배정된 5명의 조사원이 450가구, 909명을 조사해야 하는데, 주말에 설문 대상자들이 잘 만나준다고 했다.

김 조사원은 "아파트에 사시는 분이 많기는 한데, 오산 지역은 워낙 원룸이 많은 곳이라 조사가구 만나기가 아무래도 힘들다"며 "한 가구 한 가구 설문할 때마다 뿌듯해요. 다만, 조사에 선정된 분들이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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