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당해도 바뀔 수 있는 상황 아니야…나가고 싶은 마음 굴뚝” 영리했던 KIA 꽃범호 ‘시간차 어필’[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이른바 ‘시간차 어필’을 선보였다. 상황은 이랬다. 6-7로 뒤진 7회말 2사 만루서 나온 이유찬의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에 대한 비디오판독이었다. KIA 유격수 박찬호가 처리하기 쉽지 않은 타구를 기민하게 대응, 원 바운드 송구로 최초 아웃 판정을 이끌어냈다.
그러자 두산 벤치에서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판독결과 아웃에서 세이프로 반복됐다. 두산은 비디오판독 요청에 성공, 1점을 뽑아낸 순간이었다. 이때 박찬호와 투수 장현식, KIA 내야수들과 이범호 감독 및 코칭스태프 등 KIA 선수단은 당연히 황당한 표정이었다.
느린 그림만 보면 애매했다. 이우성이 타구를 미트에 넣긴 했는데, 아웃 판정을 받으려면 확실하게 캐치했다고 증명이 돼야 한다. 타이밍상 아웃이었지만, 결국 비디오판독센터는 이유찬이 1루를 밟은 뒤 이우성이 박찬호의 송구를 확실하게 캐치했다고 봤다.
이때 이범호 감독은 곧바로 주심에게 항의하러 그라운드로 나가지 않았다. 무조건 퇴장이기 때문이다. 기세, 분위기 싸움을 위해 퇴장을 알고도 그라운드에 나가 항의하기도 한다. 당장 두산 이승엽 감독이 지난 주중 NC 다이노스 원정 3연전서 연이틀 퇴장할 때 그랬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영리했다. 일단 경기를 차분하게 운영했고, 7회말이 종료되자 주심에게 어필했다. ‘시간차 어필’이었다. 강하게 항의하지 않았고, 비디오판독 내용 확인 차원이라서, 퇴장 조치를 받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그것을 내가 나가서 퇴장을 당한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래서 뭐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안 나갔던 것이다. 그래도 뭐 때문에 어떻게 된 것인지 알고 싶긴 했다. 그래서 나가서 물어봤다”라고 했다.
사실 비디오판독센터가 현장에 판독 이유까지 설명하지 않는다. 현장 심판진은 비디오판독센터의 판독 결과를 전하는 역할만 한다. 이범호 감독은 “느낌상 들어가서 봤을 때는 포구가 확실히 안 됐다고 판단해서 세이프를 준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부분에서 한번 체크가 필요해서 나갔다 왔다”라고 했다.
KIA는 이후 9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우월 투런포로 1점차로 추격했다. 결과적으로 이유찬의 그 내야안타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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