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건설업 기업들, 외환·금융위기 직후보다 건전성 악화”

윤지원 기자 2024. 6.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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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환능력 취약 기업, 부동산업과 건설업 대출 절반 차지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송파,성남 방향 아파트단지/김기남 기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업과 건설회사들의 건전성이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보다 나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9일 발표한 ‘국내 부동산 및 건설업 재무 건전성 점검’ 보고서를 보면 부동산 개발 및 관리업 등을 의미하는 부동산업 기업의 부채비율은 2022년 345.6%를 기록한 뒤, 지난해 295.4%로 다소 하락했다.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인 부동산 기업의 부채비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낮아졌다가 2010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해 2022년 정점을 찍었다.

부채에 비해 유동자산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유동비율도 2021년 137.1%에서 2022년 128.6%, 그리고 지난해 115.9%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부동산업 기업들의 현금 동원력이 그만큼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기업이 번 돈으로 이자를 지급할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 역시 2016년 이후 빠르게 하락해 2023년 말 1.08을 기록했다.

건설 기업의 부채비율 역시 높은 수준이다. 2010년대 이후 부채비율이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110.5%를 기록했다. 유동비율은 2023년 말 174.7%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23.7%)과 비교하면 49.0%포인트 떨어졌다.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대출금 비중도 부동산업과 건설업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당시보다 높았다. 이자보상비율 1 미만 기업이 지난해 부동산과 건설업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4.2%, 46.6%였다. 전체 대출금 절반 정도를 상환능력이 약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현태 연구위원은 “상환능력 취약기업 보유 부채 비중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취약기업 연체율이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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