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무실 5개중 1개 ‘텅텅’···뉴욕 빌딩 1달러에 팔리기도

송이라 기자 2024. 6.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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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치솟기 시작한 미국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20%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50조 원 이상의 미국 사무실 건물이 대출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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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매각 속출●투자 주의보
올 1분기 오피스 공실률 20%
원격근무 많은 샌프란은 37%
380억弗 규모 대출 상환 못해
이미지 투데이
[서울경제]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치솟기 시작한 미국 상업용 오피스 공실률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전역의 사무실 공실률은 20%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50조 원 이상의 미국 사무실 건물이 대출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위험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9일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19.8%로 지난해 4분기 대비 0.2%포인트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해당 집계를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술 기업이 많아 원격근무 비중이 높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공실률은 1분기 36.6%까지 치솟았다. 사무실 10개 중 4개가 비어 있는 셈이다.

공실률 상승의 여파는 금융시장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올해 1분기 380억 달러(약 52조 원) 규모의 미국 사무실 건물이 채무불이행이나 압류 등으로 제때 상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상업용 부동산은 통상 비용의 최소 절반 이상을 대출로 충당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대로 사무실 임대 수요가 줄어든 데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상환이나 재연장이 어려워진 탓이다. 무디스는 현재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73%는 부채 및 공실률 상승 등의 이유로 대출 연장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도심의 주요 건물들이 헐값에 매각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LA 지역에서 세 번째로 높은 스카이타워인 ‘에이온센터(Aon Center)’는 올 1월 2014년 매입가의 절반 수준인 1억 4800만 달러(약 2026억 원)에 매각됐고 올해 2월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뉴욕 맨해튼 번화가에 위치한 360파크애비뉴사우스빌딩 지분 29%를 부채와 운전자본을 함께 넘기는 조건으로 보스턴 부동산 회사에 단돈 1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올해 2월 미국 상업용 오피스 가격은 2년 전 대비 41% 급락했다”며 “고금리가 이어지며 이자비용이 커져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어 만기 도래 예정인 부동산 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위기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기가 부동산 대출을 실행한 금융기관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아시아 지역의 금융기관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해 금융시장 충격이 확대될 수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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