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피해자가 직접 제보?…여동생 "지적장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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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가해자의 신상 공개가 논란인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전날 모 유튜버가 피해자와 통화 녹취, 사건 판결문을 공개한 것에 대해 "언니가 7개월 전 유튜버에게 전화해 피해 사실을 밝히고 판결문을 공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유튜버는 당시 본인의 휴대폰 자동 녹음 기능으로 녹취한 내용을 동의 없이 이제야 올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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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가해자의 신상 공개가 논란인 가운데, 피해자 가족이 직접 나서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의 여동생 A씨는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밀양 사건 피해자입니다. 꼭 읽어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피해자는 현재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지적장애가 있다. 당시 아픔을 겪었던 피해자의 여동생으로서 피해자와 의논하고 이 글을 적는다"고 했다.
A씨는 전날 모 유튜버가 피해자와 통화 녹취, 사건 판결문을 공개한 것에 대해 "언니가 7개월 전 유튜버에게 전화해 피해 사실을 밝히고 판결문을 공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유튜버는 당시 본인의 휴대폰 자동 녹음 기능으로 녹취한 내용을 동의 없이 이제야 올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튜버의 영상을 본 제가 언니에게 상황을 묻자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영상통화로 본인인증을 한 것, 힘들다고 한 것, 일부만 기억난다고 했다"며 "유튜버는 피해자가 직접 요청 시 영상을 삭제해준다고 했지만, 여러 차례 요청에도 삭제해주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유튜버는 본인도 일이 있지 않냐며 전화를 미루더니, 뒤늦게 걸려 온 통화에서는 '섭섭하다'며 본인이 의령 경찰서에서 1인 시위한 것, 국밥집 찾아간 것으로 고소당한 것 등을 언급해 부담을 줬다"고 지적했다.
A씨는 앞서 유튜버에게 판결문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를 원하지 않았고, 정보로도 쓰지 말라고 했다. 유튜버 본인도 안 그러겠다고 했는데 올렸다"며 "당장 삭제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당시 판단력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은 기억도 없는 유튜버의 영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유튜버는 이 일에서 모든 언급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한 유튜브 채널은 지난 8일 피해자와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음성에서 피해자는 "힘들어서 전화해봤다. 나이는 35살이며 2004년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라고 운을 뗐다.
그는 "너무 힘든데 혹시 제 얘기 좀 들어주실 수 있냐"며 "44명에게 성폭행당했다. 너무 죽고 싶다"고 고백했다. 채널 운영자가 "장난 전화면 처벌받는다"고 경고하자, A씨는 "거짓말이 아니다. 너무 말하고 싶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채널 운영자는 "당시 나는 새벽에 술 취한 여자가 전화한 줄 알았다. 잠결에 전화를 받았다. 어제 휴대전화를 다 뒤져서 제보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살폈는데 이 피해자분이 당사자라는 걸 그때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인증해 줬다"고 밝혔다. 현재 통화 음성은 피해자 측 요청으로 삭제된 상태다.
채널 운영자는 추가로 올린 영상에서 피해자에게 넘겨받은 해당 사건 판결문 전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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