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시평] 인간 중심 AI 경제

2024. 6.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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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상용화가 촉발한 논쟁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대응이다.

개인 관점에서 AI 경제의 미래는 크리에이터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은 AI 기술을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다수가 혜택을 받는 AI 기술로 개인과 기업이 윈윈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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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등 크리에이터 경제
인공지능 출현으로 새 전기
정부 기술보급 앞장서고
개인 창의성 결합시키면
고용·지역소멸 문제에 큰 도움

인공지능(AI) 상용화가 촉발한 논쟁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대응이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 차원에서 국내 AI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은 AI 시스템을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AI가 개인에게 어떤 기회를 주고, 정부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하다.

개인 관점에서 AI 경제의 미래는 크리에이터 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 2005년 유튜브의 출시로 본격화된 크리에이터 경제는 개인이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실화시켰다. 개인은 이제 자신의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통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크리에이터 경제는 개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는 경제로, 퍼스널 브랜딩과 콘텐츠 제작 능력이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은 이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이 기술과 열정을 살려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시작한 크리에이터 경제는 현재 오프라인과 도시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로 확장됐다. 콘텐츠, 디자인, 마케팅뿐만 아니라 리테일, 공간 기획, 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크리에이터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면서 일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크리에이터주의'를 구현해나가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활동은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기업이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새로운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기업은 N잡, 퇴사, 한 달 살기, 재택근무 등 직원 사이에 확산되는 크리에이터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조직 문화와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크리에이터를 직접 고용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경제의 확산은 도시와 지역사회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크리에이터들이 거주하고 일하며 즐기는 '크리에이터 타운'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도시 모델이 등장하고 있으며, 소셜 섹터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은 환경, 공동체, 로컬푸드 등 사회적 이슈에 주목하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 로컬 콘텐츠의 사업화를 통해 지역 관광과 상권을 활성화하고 크리에이터 생태계와 청년 정주 여건을 구축해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크리에이터의 사회 영역 진출은 우리가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는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존중받고, 이를 통해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이 선순환하는 사회 모델이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AI 기술은 크리에이터의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AI를 통해 크리에이터 활동 전반의 효율성과 효과성이 높아지고, 개인화된 콘텐츠와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개인과 크리에이터에게 친화적인 AI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써야 한다. 기업은 AI 기술을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 다수가 혜택을 받는 AI 기술로 개인과 기업이 윈윈하는 경제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는 단순한 경제적 풍요를 넘어, 개인의 자아 실현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미래상을 제시한다. 자신의 열정을 좇는 크리에이터들이 AI 기술과 결합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펼치고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인간 중심 AI 경제의 모습이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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