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에 모습 드러낸 푸틴의 두 딸

류재민 기자 2024. 6.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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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첫째 딸 마리아 보론초바(왼쪽)와 둘째 딸 카테리나 티코노바./AFP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국제경제포럼(SPIEF)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이 모습을 드러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장녀 마리아 보론초바(39·왼쪽 사진)는 지난 7일 생명공학 관련 세션에 패널로 참석했다. 보론초바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생물학, 모스크바대에서 의학을 전공했고 이날 행사에선 ‘러시아 과학진흥협회 회원인 내분비계 전문가’로 소개됐다. 모스크바대의 연구 단체 ‘국가지적개발재단(NIDF)’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둘째 딸 카테리나 티코노바(37·오른쪽)는 6일 러시아의 기술 주권 보장에 관한 포럼에 영상으로 참석했다.

두 여성이 자신의 친딸이라고 푸틴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자녀 중 이 둘만이 친딸이라고 알려져 있다. 둘 다 푸틴의 전 부인 류드밀라 슈크레브네바(2014년 이혼) 사이에서 태어났다. 두 딸 모두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푸틴의 재산 중 일부가 가족 계좌로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의혹 때문이다. 푸틴이 그간 이들이 자신의 딸이라고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도 이런 의심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풀이된다.

이들이 공식 석상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푸틴이 자신의 집권 이후를 대비하는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72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권력 승계 작업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도 SPIEF에 푸틴 외에도 러시아 고위층의 유력 인사 자녀들이 다수 참석한 것을 근거로 “엘리트들이 영향력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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