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용인플레`의 그늘… 고리채 내몰린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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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인터넷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으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는 926.2점으로, 전달(925.8점)보다 0.4점 올랐다.
지난달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가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전월(921.7점)보다 3점 상승한 924.7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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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도 중저신용자 대출 외면
"취약계층들, 시장서 흡수해야"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한 인터넷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으나 심사에서 탈락했다. A씨의 신용 점수는 1000점 만점에 920점으로 고신용자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이 점수로는 대출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은행도 사정이 비슷해 제2금융권 대출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신용점수가 500점대인 직장인 B씨는 저축은행에 신용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신용점수가 낮다는 이유다. 지금은 연리 10%가 넘는 카드론으로 근근이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고신용자가 2금융권으로 밀리는 '풍선효과'로 인해, 기존 2금융권을 이용하던 중저신용자들이 연쇄적으로 고리 사금융으로 내몰리고 있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는 926.2점으로, 전달(925.8점)보다 0.4점 올랐다. 올해 1월(923점)보다도 3.2점 상승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상승 폭은 시중은행보다 더 컸다. 지난달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가 신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전월(921.7점)보다 3점 상승한 924.7점이다. 지난 1월(872.7점)보다는 52점이나 뛰었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는 '신용점수 인플레이션 현상'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신용 인플레란 신용점수 1000점 만점에 900점이 넘는 고신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신용점수가 다같이 상승함을 말한다. 여기에는 통신비나 건강보험료 납부 내역 등 비금융 정보를 신용점수에 반영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7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최근 대내외 불안 요인 등으로 인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에 저신용자가 대부업이나 불법사금융 등 제도권 밖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전년 동기(17곳)에 비해 6곳 감소한 11곳이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곳은 4곳에서 0곳으로 아예 대출을 내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가 개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을 시장에서 흡수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과제가 있는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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