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으로 더 커지는 강남북 `높이차`

박순원 2024. 6. 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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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강남 압구정·잠실 일대 최고 70층 높이 개발을 허가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최고 층 규제를 풀더라도, 강북권에선 초고층 아파트를 짓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는 또 지난 4월 잠실 재건축 대장주 '잠실주공5단지'의 최고 70층 개발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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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최고 70층 높이 개발 허가
남산 조망 가려 주변경관 헤쳐
강북권 초고층 개발 허용 안해
'118 프로젝트'가 적용된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감도. 조합은 최고 층수를 현행 14층에서 21층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서울시 인허가를 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제공>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강남 압구정·잠실 일대 최고 70층 높이 개발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강북권 재개발 단지의 초고층 개발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강북권 아파트가 고층으로 지어질 경우 남산 조망을 가려 주변 경관을 헤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최고 층 규제를 풀더라도, 강북권에선 초고층 아파트를 짓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서울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에 68층 높이 계획을 불허하는 내용의 도시계획위원회 자문안을 전달했다. 당초 최고 35층으로 정비계획을 짰던 이 단지는 서울시의 높이 제한 완화 방침에 따라 최고 층수를 높이는 계획 변경을 추진해왔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35층룰' 폐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 도계위는 한강맨션의 지리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68층 재건축은 지나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에 68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경우 남산 경관축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단지 인근 고층 아파트인 '용산 래미안 첼리투스' 최고 층수도 56층에 그친다.

용산구 타 재개발 단지인 한남2구역 조합도 '118 프로젝트'를 통해 아파트 최고 층수를 현행 14층에서 21층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서울시 인허가를 득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남뉴타운 일대는 서울시가 발표한 '신 고도지구 구상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층수 규제를 풀고 있지만, 남산 주변 경관을 헤치는 형태의 개발은 허가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 시공사 모집 예정인 용산·한남 일대 조합은 목표 층수를 보수적으로 잡는 것이 사업 진행에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남권에선 재건축 최고 층수 규제 완화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강남구 '압구정3구역' 조합은 최고 70층 높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압구정3구역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초안 마련 당시 이 단지 최고 층수를 50층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해 압구정3구역 재건축이 디자인 혁신에 부합할 경우 70층 높이 재건축을 허가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서울시는 또 지난 4월 잠실 재건축 대장주 '잠실주공5단지'의 최고 70층 개발을 허가했다. 현재 15층 30동 3930가구인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70층 28동 6491가구로 재건축 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달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 조합이 추진해 온 최고 49층 높이 재건축도 허가하기로 했다. 이 아파트가 준공되면 반포 한강변 일대에서 가장 높은 단지가 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강남·서초 일대 한강변에는 아파트 촌이 이미 형성돼있어 일대 층수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비교적 용이하지만 용산·한남 일대는 지대가 높고 남산 경관을 헤칠 우려가 있어 층수 규제를 완화하기가 어렵다"며 "서울시가 높이 규제를 풀더라도 강북권에서 수혜를 볼 단지는 극소수에 불과해 강북·강남의 아파트 높이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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