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영화처럼 … 내면을 그린 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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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망울로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의 소녀가 있다.
테이블 위에는 찻잔과 사과를 비롯해 어지럽게 물건들이 가득하다.
송 작가는 아날로그 애니메이션의 조각들(등장인물, 사물, 배경의 부분 등)을 회화적 구성을 위한 형태로 콜라주하고 선 드로잉으로 윤곽을 짜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그림 속 찻잔처럼 서사나 조형성 어느 한쪽으로 넘치게 치우치지 않는 회화적 균형을 이루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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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눈망울로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의 소녀가 있다. 테이블 위에는 찻잔과 사과를 비롯해 어지럽게 물건들이 가득하다. 두꺼운 붓질로 그려진 어두운 색조의 그림은 동화 속 한 장면 같기도 하고, 현대인의 고민을 그린 초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송승은의 '가죽의 색이 바래고 구름이 피어나는 동안 제자리에 있던 것들'은 제목이 궁금증을 자아내며 그림 속에 숨겨진 수수께끼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감각적인 회화로 각광받고 있는 젊은 작가 박신영(40), 송승은(33) 작가의 2인전 '우리가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이 오는 29일까지 서울 삼청동 갤러리 기체에서 열린다.
송 작가는 아날로그 애니메이션의 조각들(등장인물, 사물, 배경의 부분 등)을 회화적 구성을 위한 형태로 콜라주하고 선 드로잉으로 윤곽을 짜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인물의 신체, 컵, 테이블, 침대, 흘러내린 천처럼 전형성을 띠는 요소들로 장면을 만들고 특유의 서사성을 부여한다. 그림 속 찻잔처럼 서사나 조형성 어느 한쪽으로 넘치게 치우치지 않는 회화적 균형을 이루기 위한 고민이 담겨 있다.
박 작가는 풍경화를 작업의 기본 틀로 삼아 명작 영화 속 한 장면을 재현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블레이드 러너' '멀홀랜드 드라이브' 등 만화나 영화 속 장면, 인물, 사물들을 프린트해 부분적으로 자르고 모아 임의적인 풍경, 장면으로 콜라주한 신작을 전시한다.
두 작가의 작업은 과거와 현재, 허구와 실제 그리고 구상과 비구상을 오가며 구축적이면서도 서사적이다. 심상의 풍경(박신영), 구축적 반추상(송승은)의 맥락에서 회화 형식을 실험하고 구체화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세계관과 내밀한 정서를 적극 담아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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