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월 ‘국장’서 샀다 vs 팔았다…엇갈리는 통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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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자 동향을 놓고 기관마다 엇갈린 통계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통계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의 '5월 외국인 투자 통계'에는 거래일 기준으로 4월26일∼5월29일 사이 체결된 거래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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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일 기준-체결일 기준’ 집계 방식 차이 탓
“지난 5월 외국인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7개월 만에 ‘셀 코리아’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거래소) “지난 5월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금융감독원)
최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투자 동향을 놓고 기관마다 엇갈린 통계를 내놓아 투자자들의 혼동을 초래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향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통계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9일 발표한 ‘올해 5월 외국인 증권 투자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외국 국적의 국내 비거주자)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주식 1조52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장외 거래와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주식워런트증권(ELW), 코넥스 거래액 등을 제외한 규모다. 5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들인 금액이 팔아치운 금액보다 1조5천억원 남짓 많았다는 뜻이다.
외국인은 5월 코스피에서 1조3670억원, 코스닥에서 161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금감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세가 7개월 연속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통계는 이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이날 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코스피에서 주식 1조331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를 두고 “전례 없는 ‘바이 코리아’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두 기관의 통계 수치가 엇갈린 건 집계 방식의 차이 때문이다. 금감원은 실제 ‘주식 결제’를 기준으로 외국인의 주식 매매 동향을 집계한다. 반면 거래소는 ‘주식 체결’을 기준으로 통계를 산출하고 있다.
국내 상장 주식은 장내에서 주문이 체결된 날로부터 2거래일 뒤에 실제 증권과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T+2일 결제 제도’를 운용한다. 주식 결제 시점과 체결 시점 간 2거래일의 시차가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의 ‘5월 외국인 투자 통계’에는 거래일 기준으로 4월26일∼5월29일 사이 체결된 거래가 포함된다. 반면 5월30∼31일 체결된 거래는 결제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금감원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거래가 체결된 날짜를 기준으로 작성된 거래소 통계와는 표본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5월30~31일 외국인들이 코스피에서 삼성전자(9470억원 순매도)를 중심으로 상장 주식 2조12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는 점이다. 5월말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가 금감원 통계에는 쏙 빠진 바람에, 금감원은 “5월에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됐다”고 거래소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은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집중됐으나 결제 기준인 금감원 통계엔 잡히지 않았다”며 “글로벌 증시에서 엔비디아와 관련주만 나 홀로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지며 국내 장 역시 매수세가 약한 상황”이라고 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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