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총파업' 대정부투쟁 선포…"18일 전면휴진·총궐기대회 개최"

(상보)의협 18일 총파업 돌입, 정부에 의대 증원 절차 중단 촉구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9일 의협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9일 대정부 투쟁을 선포했다.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들어가고 총궐기대회를 개최하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내년 의대 증원 절차 중단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의사협회 총파업 선언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실제 총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계를 설득하겠단 방침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통해 전국 14만 의사회원은 물론 의대생, 학부모, 전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협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총파업 여부를 묻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90.6%(6만4139명)이 "정부의 의료농단과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또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는 73.5%(5만2015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투표에는 유효 투표자 11만1861명 중 63.3%인 7만800명이 참여했다. 의협 역대 최고 투표율이다. 직역별로 살펴보면 의대 교수 9645명, 개원의 2만4969명, 봉직의 2만4028명, 전공의 5835명, 군의관·공보의·사직전공의 등 기타 6323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의협은 총파업을 결정하고 오는 18일 하루 전면 휴진과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역대 네 번째 의료 파업이다. 임 회장은 "전국 14만 의사회원과 2만 의대생은 더 이상의 인내를 중단하고 작금의 의료 농단을 전 의료계의 비상사태로 선포하며 의료 정상화를 위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며 "우리는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 총력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강력하게 밝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궐기 대회는 진정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살리기 위한 강력한 투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전국 14만 의사회원과 2만 의과대학생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했다.

또 정부를 향해 "엄중하게 경고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지난 4개월간의 폭압적인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며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용서를 구하라. 현 의료농단 사태의 책임질 자들을 즉시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서울대병원의 무기한 집단 휴진을 예고한 데 이어 18일 의협이 전면 휴진에 들어가면 환자 불편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최안나 의협 대변인은 "현재 치료받고 계시는 모든 환자들의 치료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면서 휴진을 하겠다"면서도 "국민들이 불편을 겪으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이런 사태까지 오기 전에 미리 막지 못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번 주 다음 주가 지나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그리고) 대학과 수련병원이 정상화될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며 "일을 이렇게까지 키워온 무책임한 관료와 국민들을 속이는 위정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으면서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에서 의협 총파업과 관련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들 중에서도 침묵하는 다수는 불법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으실 줄로 안다"며 "정부는 (의협) 총파업과 전체 휴진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의료계를 설득하는 한편 의료 공백 최소화에 모든 전력을 쏟겠다. 의료계는 부디 국민과 환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