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대체할 초지능AI가 목표 … 한국은 핵심파트너 될 수 있어"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6. 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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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유니콘' H 창업자 … 찰스 캔터 단독 인터뷰

"우리의 목표는 완전한 범용인공지능(AGI)입니다. 한국은 이를 위한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찰스 캔터 H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AGI는 인간의 능력에 필적하거나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인공지능(AI)을 의미한다. 특히 현재 AI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통해 '초지능AI'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 설립된 H는 최근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테크업계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회사다. 지난달 시드 투자로만 2억2000만달러를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단번에 3억7000만달러로 평가받았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시드 라운드가 1000만달러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며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시드 투자는 미국 벤처캐피털(VC)인 액셀이 이끌었고,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프랑스 억만장자 그자비에 니엘과 에릭 슈밋 전 구글 CEO 등이 합류했다. 특히 기업으론 삼성과 아마존이 투자 라운드에 합류했다.

AI가 인간과 유사한 포괄적인 지능으로 통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IT업계에서는 LLM의 한계론이 제기된다. 특히 생성형 AI가 LLM을 기반으로 학습·훈련하기 때문에 피상적이고 제한적이며, 인간처럼 추론하고 계획하는 능력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캔터 CEO는 "LLM은 현재 매우 강력하지만 진실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 있고, 문맥에서 벗어나는 등 작업에 대한 일반화도 문제로 남아 있다"면서 "우리는 더 스마트한 시스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는 기존 LLM과 차별화하는 대형액션모델(LAM)을 개발 중이다. LLM이 사용자 프롬프트를 해석하고 텍스트 기반 응답을 생성하는 데 그친다면 LAM은 AI 기능을 언어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아이디어다. 특히 LAM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외부 시스템과의 통합을 통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LAM은 특히 LLM을 개선해 'AI 에이전트' 시대를 여는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전트는 스스로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단위다. 단순히 사람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돕는 개념이다. 한 번에 하나씩 프롬프트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로 작업을 세분화하고 하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캔터 CEO는 "비즈니스를 자동화하는 액션모델로 노동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면서 "AI 시스템들이 상호작용하는 프로세스인 새로운 다중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는 이번 초기 자금을 핵심 연구 인재 육성과 컴퓨팅·데이터 파워 확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캔터 CEO는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인재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H가 선점을 노리고 있는 에이전트AI와 관련해 회사의 투자자인 삼성, 아마존이 보유한 생태계와 결합했을 때 강력한 시너지를 예상한다. 향후 기업들과의 기술협력에 대해 캔터 CEO는 "우리는 독립적인 데이터를 위한 날개를 달고 싶다"면서 "AI 사용의 다음 웨이브를 함께 만들고 설계할 강력한 한국 파트너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캔터 CEO는 H가 추구하는 혁신 생태계에 한국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AI 시스템이 연결되는 시대에 모바일 통합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의 힘을 진심으로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생태계 내에서 AGI 관련 제품에 대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I 주권'과 관련해 묻자 캔터 CEO는 "AI는 국가 간에 항상 이전될 수 있는 지식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데이터를 존중하는 (신뢰할 수 있는) 회사와 함께 운영한다면 데이터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은 데이터의 가장자리를 지킬 수 있고, 새로운 연결을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퍼드대 연구원 출신인 캔터 CEO는 구글 딥마인드 출신 과학자 네 명과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창업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들로 구성됐다. 로랑 시프레 최고기술책임자는 딥마인드에서 생성형 AI와 심층신경망 분야 여러 주요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단 위에스트라 최고과학자는 딥마인드의 초기 연구 방향을 수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캔터 CEO는 "컴퓨터를 이용해 컴퓨터를 덜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다는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면서 "AGI는 인간 지능이 아주 작은 예시에서 사물과 세상을 배우는 것에 강하다는 걸 상기시켜준다"고 말했다.

'더 테크웨이브'는 국내외 테크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가 발로 뛰며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는 코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이라는 믿음 아래 쏟아지는 IT 뉴스 뒷단에 감춰진 진짜 의미를 '딥 다이브(Deep Dive)'로 알기 쉽게 전한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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