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저녁 이상일 시장이 준비한 ‘그림·스토리·음악’ 관객들 ‘만끽’

정재수 2024. 6. 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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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문예회관서 ‘그림과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 특별 해설
고흐·샤갈 등 유명 화가들 그림과 일화 관련 음악 설명
이 시장이 설명한 후 성악가 네 명이 열창 무대 선보여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지난 8일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시문예회관에서 열린 ‘그림과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에 그림과 음악의 해설자로 참여해 시민들에게 특별한 무대를 선사했다.

용인문화재단이 주최한 이날 음악회는 화가들의 미술 작품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을 선정해 그림과 화가들에 대한 설명, 음악과 관련한 스토리를 이상일 시장이 설명하고 성악가 4명이 10곡을 노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시장은 이날 10곡의 노래에 맞는 그림들을 보여주며 그림의 내용, 화가의 삶, 불려질 노래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그림과 화가, 음악 스토리는 이 시장이 직접 준비한 것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마르크 샤갈이 그린 파리 오페라극장 천장화 '꿈의 꽃다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용인특례시]

이날 소프라노 박지현·정찬희 씨, 테너 진성원 씨, 바리톤 김승환 씨가 무대에 올라 오페라 아리아, 팝송, 샹송, 독일 가곡 등을 불렀으며 반주는 피아노의 목혜민 씨, 바이올린의 박혜진 씨, 첼로의 김자영 씨가 맡았다.

이 시장은 무대를 열면서 “용인하면 이제 ‘반도체’가 떠오를 만큼 반도체 분야의 발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니, 그건 그것대로 잘 챙기면서 문화예술, 교육을 비롯한 여러 분야의 발전도 도모할 것”이라며 “특히 문화예술은 시민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는 분야인 만큼 좋은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시민들께서 향유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먼저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아를의 아레나>, <밤의 카페 테라스>, <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의 그림을 소개하며 고흐의 삶과 화풍, 그림에 담겨 있는 '별'의 의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독특한 설계를 한 아를의 건축물 '루마 아를' 등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인 김환기 화백이 남다른 친분을 간직한 김광섭 시인의 잘못된 부고를 뉴욕에서 전해 듣고 시인을 생각하며 그에게 별을 헌정하듯 그린 작품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보여줬다. 그리고 이 제목이 김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의 시구이고, 유심초가 시인의 시를 같은 제목의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김 화백의 또 다른 작품인 <우주>, <항아리와 매화>, <산> 등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우주>는 132억원에 팔렸는데, 한국 작가 그림 중 공식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별' 하면 또 떠오르는 음악이 있는데 자코모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La Tosca> 중 <별은 빛나건만>이란 노래"라며 "소프라노 토스카와 화가 카바라도시의 사랑을 그린 곡"이라고 소개했다.

이 시장의 설명이 끝나자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무대로 나와 미국 팝송 가수 돈 매클린(Don Mclean)이 고흐의 일대기를 읽고 감동해서 작곡한 <빈센트(Vincent)>를 불렀다. 이어 바리톤 김승환 씨가 유심초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테너 진성원 씨가 <별은 빛나건만>을 열창했다.

성악가들이 노래할 때 무대 뒤 화면엔 이 시장이 소개한 그림들이 다시 나타나 관객이 음악과 그림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 시장은 이어 "사랑을 이야기하자면 '사랑의 시인', '색채 마술사'란 별명을 가졌던 화가 마르크 샤갈을 뺄 수 없다"며 "그는 '삶과 예술에 있어 단 하나의 의미 있는 색채는 사랑'이라고 말했을 만큼 사랑이라는 주제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프랑스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천장은 프랑스 정부 의뢰를 받은 마르크 샤갈이 그린 작품으로 꾸며져 있는데 제목은 <꿈의 꽃다발>인데, 뉴욕타임스는 '오페라 가르니에의 가장 아름다운 좌석은 천장에 있다'고 했다"며 천장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샤갈의 작품 <생일>, <에펠탑의 신랑 신부>, <산책> 등과 함께 샤갈과 부인 벨라의 사랑 등 화가의 삶을 소개했다.

관중들의 환호로 앙코르 무대에 오른 바리톤 김승환(맨 왼쪽),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가운데), 태너 진성원 씨. [사진=용인특례시]

이 시장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프랑스 샹송 가수인 에디트 피아프와 1940년대 세계 복싱 미들급 챔피언 마르셀 세르당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피아프의 대표곡 중 하나인 '사랑의 찬가'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세상을 떠난 세르당과의 사랑을 노래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인 이탈리아 베로나 이야기, 둘의 유명한 '발코니 키스' 관련 그림과 영화의 장면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키스>를 주제로 한 유명 화가들의 조각과 미술 작품도 보여줬다. 오귀스트 로댕의 조각 <키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피카소의 <키스> 등 각기 다른 화풍으로 표현된 같은 이름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어 소프라노 박지현 씨가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중 <아! 꿈속에 살고 싶어라>를 선사했고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OST 를 불렀다.

이 시장은 "원수 집안 자녀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과 죽음이 두 집안을 화해로 이끌었다"면서 다른 스토리를 이어갔다.

그는 피카소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상상력을 잘 보여주는 청동 조각작품 <황소머리>, 피카소가 9살 때 그린 그림인 <피카드로(투우사)>를 소개했다.

이어 페르난도 보테로의 <마타도르(투우사)>, <투우사의 죽음> 등의 그림을 보여주며 "콜롬비아 출신으로 세계적 화가 반열에 올랐던 보테로의 화풍은 대상을 볼륨감 있게 그리는 것인데 이는 콜롬비아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 볼륨감은 건강성, 긍정성 등을 나타낸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마타도르'는 투우장에서 소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투우사란 뜻인데, 음해로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미의 '마타도어'라는 용어가 '마타도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이어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투우사의 노래' 내용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피아노 치는 슈베르트> 그림과 화재로 타버린 스토리, '가곡의 왕'이란 별명을 지녔던 슈베르트의 삶 등을 소개하며 그가 남긴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에 실려 있는 <세레나데>를 같이 들어보자고 했다.

이 시장은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남긴 가장 유명한 가곡 중 하나인 <겨울 나그네>와 함께 명작으로 꼽히는 데 총 14곡으로 구성됐으며, 그 중 세레나데는 4번째 곡으로 저녁의 노래라는 뜻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상 '백조의 노래'라고 하면 예술가의 마지막 작품을 뜻한다. 백조는 죽기 전에 딱 한 번 운다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슈베르트는 불우하게 살다 31세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백조의 노래>가 마지막 작품"이라고 전했다.

이어 바리톤 김승환 씨가 ‘투우사의 노래’를 불렀고, 테너 진성원 씨가 아름다운 음색으로 '세레나데'를 불렀다.

이 시장은 "마지막 무대는 모차르트의 '백조의 노래'로 35세로 사망한 그가 세상을 떠나기 두 달 전에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와 주세페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La Traviata>의 아리아로 꾸미고자 한다"며 모차르트 이야기와 관련 그림,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행복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그린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삶과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모차르트가 18세기 영국에서 만들어져 서양으로 퍼진 인도주의적 이상을 추구했던 단체 '프리메이슨'의 회원이고, 그의 오페라 <마술피리>엔 프리메이슨의 상징들이 많이 들어 있다"며 오페라의 무대장치 사진 등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 시장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프리메이슨 회원이었고, 미국 1달러짜리 지폐 앞면엔 조지 워싱턴 초상화가, 뒷면엔 프리메이슨의 상징인 삼각형이 피라미드 형태로 인쇄되어 있다"며 "프리메이슨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내걸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사랑이 이뤄지지 못하고 비올레타는 병으로 사망하는 스토리가 전개되지만 두 사람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불리는 <축배의 노래>라는 흥겨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고, 오늘의 이 아름다운 밤을 즐기자는 내용의 노래"라며 마지막 그림으로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를 소개했다.

마지막 앙코르 무대인 아름다운 나라를 열창하고 있는 4명의 성악가들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사진=용인특례시]

이 시장은 "이 작품은 17세기 영국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 '할 수 있을 때 장미꽃 봉오리를 모으라. 오늘 미소 짓는 장미가 내일이면 질 수도 있으니'라는 시구에서 화가가 영감을 받아 그린 것인데, 고대 로마시인 호라티우스가 이야기했고, 여러분이 잘 아시는 말인 '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과 상통하는 작품"이라며 "오늘의 이 음악회가 시민 여러분께 즐거움과 유익함을 드려서 여러분이 카르페 디엠을 느낀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소프라노 정찬희 씨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를 불렀고, 정찬희·박지현·진성원·김승환 씨가 모두 나와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를 흥겹게 열창했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들은 앙코르 무대를 요청했고 성악가들은 <향수>와 <아름다운 나라>를 선사했다. 이상일 시장도 관객의 요청으로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했다.

이 시장은 "영어로 오늘을 'Present'라고 하는데 이 말은 '선물'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오늘 이 시간이 여러분에게 선물 같은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음악회를 준비했다"며 "편히 귀가하시라"고 인사했다.

/용인=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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