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기겁하는 대북 전단 계속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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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탈북단체가 대북 전단을 날리자 북한이 하루 만에 '오물 풍선' 도발을 재개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9일 북한이 전날 밤 남쪽으로 오물 풍선 330여 개를 띄운 것에 대해 "그것이 대북 전단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발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북 전단 부양 계획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도발 때문에 공개했지만 원래는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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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은 조용히 해야…비공개 활동이 중요" 목소리도
우리 탈북단체가 대북 전단을 날리자 북한이 하루 만에 '오물 풍선' 도발을 재개했다. 김정은 체제가 전단에 담긴 내용에 무척 민감하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민간단체와 정부 모두 전단 살포를 중단하거나 막을 생각이 없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와 독재체제의 치부를 드러내기 위해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북 확성기 방송까지 가세해 남북이 다시 충돌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수위는 당분간 높아질 전망이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9일 북한이 전날 밤 남쪽으로 오물 풍선 330여 개를 띄운 것에 대해 "그것이 대북 전단과 무슨 상관"이냐고 반발했다. 북한의 도발 책임을 대북 전단으로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박 대표와 회원들은 6일 대북 전단 20만 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다음 날인 7일 밤에는 탈북민단체 겨레얼통일연대가 추가로 대북 전단 20만 장 등을 북한으로 띄웠다. 연대 측은 "(북한으로 방향이 향하는) 남풍이 불면 부는 대로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탈북민 대북 전단 살포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대북 전단을 이유로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북한의 저열한 조치를 '비례적 대응'이라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날 대통령실이 민간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기는커녕 "북한 군과 주민에게 빛과 희망의 소식을 전해줄 것"이라며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맞서는 초강수를 던진 이유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탈북단체에 의한 대북 전단은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에서 이뤄지는 일이고, 북한처럼 오물을 넣거나 무거운 물질을 넣어 재산상에 피해를 끼치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라며 "반면 북한의 오물 풍선은 정부 주도이고, 물리적으로 주민 안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정부 당국 차원의 대응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탈북단체가 보낸 건 전단과 생필품이었고, 북한이 보낸 건 군 차원에서 해로운 물질을 보냈다는 점에서 비례적 조치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북 전단을 날리더라도 비공개로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민간인 최초로 대북 전단을 날린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은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대북 전단은 정치적 타협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도 "공개적으로 띄우면 주민 불안이 커지고,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전단을 보내더라도 조용히 보내야 북한 주민에게 더 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는 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대북 전단 부양 계획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도발 때문에 공개했지만 원래는 비공개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위원은 "대부분의 단체들은 대북 전단을 비공개적으로 띄우는데, 그건 북한이 도발을 할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이라면서 "정부가 민간단체들에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8월 한미연합훈련이 다가올수록 북한의 도발 수위도 높아지고 수단은 다양해질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선제적으로 알리면서 국면을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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