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열풍’ 주역 서혜진, 이번엔 아이돌···“겨우 틔운 싹, 묘목까지 키워봐야죠”

최민지 기자 2024. 6. 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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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는 2019년 <미스터 트롯>으로 대한민국을 ‘트롯 열풍’에 빠트린 주역이다. 크레아스튜디오 제공

2019년 TV조선 <미스터 트롯>으로 시작된 ‘트로트 열풍’은 6년째 식지 않고 있다. 임영웅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탄생시키며 진화와 분화, 확장을 거듭해 온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은 최근 ‘한일전’이라는 낯선 영토에 다다랐다. MBN <한일가왕전>, <한일톱텐쇼>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가수들이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친다.

그 최전선에 서혜진 크레아 스튜디오 대표가 있다. 최근 막을 내린 <한일가왕전>을 연출한 서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이제 싹을 틔웠으니 묘목까지 키보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한일가왕전>은 ‘한국과 일본의 트롯 국가대표 Top7이 펼치는 한일 음악 국가 대항전’을 표방하는 트롯 서바이벌이다.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시청자는 열광했다. 일본 도전자 스미다 아이코가 ‘긴기라기니 사리게나쿠’를 부르는 영상은 유튜브 3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은 11.9%로 종편이라는 한계에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마이니치 신문 등 일본의 주요 일간지에서도 프로그램에 주목하는 기사를 냈다.

서 대표는 일본의 인구 구조(고령화) 등을 바탕으로 현지 성인가요 시장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가 트로트라고 하는, 일본의 성인 가요 시장을 추억하는 연령층이 있다. 그 안에서 다시 한 번 라이징 스타가 나왔을 때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해 시도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도 잇따르고 있다. TV조선은 최근 <미스터·미스 트롯> 시리즈의 일본판 제작을 발표했다. 서 대표는 일본 시장이 결코 쉽지 않다면서도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실력있는 아티스트에 대한 인정과 수요가 확실해요. 한국처럼 우르르 갔다가 확 빠지지 않고 길게 가고요.”

트로트로 시작된 ‘서혜진 유니버스’는 이제 장르를 넘어 확장 중이다. 오는 10월 방송 예정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 15>이 그것이다. 보컬에 강점이 있는 15세 이하의 멤버를 발굴해 그룹을 결성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한국에서 1차 오디션을 했고 해외 오디션 역시 이뤄지고 있다. 쇼트폼 콘텐츠에서 활동하는 ‘30초 짜리 스타’가 아닌, 무대 위에서 한 곡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저희가 하이브의 자본력을 따라갈 순 없죠. 하지만 저희는 저희 만의 ‘보는 눈’이 강점이자 차별점이에요. 여기에 트레이닝과 캐릭터라이징까지 3단계 시스템을 구축해보겠다는 생각입니다. 성인 가요 시장에 특화됐다는 회사 이미지에도 변화를 주고 싶습니다.”

서 대표가 2022년 TV조선을 퇴사하고 세운 크레아 스튜디오는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았다. 첫 2년은 IP(지적재산)를 확보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 <불타는 트롯맨> 등 각종 트로트 경연 대회와 이에 따른 스핀오프 예능은 그 결과물이다. 그의 다음 숙제는 콘텐츠 다양화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국한되지 않는 다른 IP를 확보하는 것.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바로 눈앞만 보고 가는 사람이라서요.”(웃음)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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