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최초 ‘4연패 새 역사’ 쓴 박민지 “우승상금 2억1600만원 기부”
박민지(26)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초로 동일 대회 4연패에 성공했다.
박민지는 9일 강원 양양 설해원(파72·6563야드)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친 박민지는 공동 2위(10언더파) 이제영(23)과 전예성(23), 최예림(25)을 3타 차로 제쳤다. 박민지는 사흘 내내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3라운드 때 파 행진을 이어가다 10번홀(파4) 보기로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11번(파3)·14번홀(파5)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고 18번홀(파5) 버디로 마무리했다.
박민지는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에 대회 주최사 셀트리온이 내건 특별 포상금 3억원을 추가로 받게 됐다. 셀트리온은 박민지의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박민지가 4연패를 달성할 경우 3억원, 다른 선수가 우승할 경우 1억원을 특별 포상금으로 추가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민지는 이날 우승 후 방송 인터뷰에서 “뜻깊은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20승을 하면 우승 상금을 기부하려고 했는데 제가 참을성이 없다”며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우승을 할 수 있었고, 저 혼자의 힘이 아니라 하늘이 도와주셔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니 이 상금은 기부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민지의 메인 스폰서 NH투자증권은 대회 종료 후 “4연패를 기념하고 기부의 뜻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기존 계약에 따른 우승 인센티브에 추가 금액을 지원해 우승 상금과 동일한 금액을 박민지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9년 창설된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2020년엔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않았다. 박민지는 이후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엔 파주 서서울 컨트리클럽에서, 2022년부터는 양양 설해원에서 트로피를 들었다. 동일 대회 4연패는 KLPGA 투어에서 처음 나온 기록이다. 3연패는 고(故) 구옥희(1980~1982 KLPGA 선수권 등 3개 대회), 강수연(48·2000~2002 하이트컵 여자오픈), 박세리(47·1995~1997 서울여자선수권), 김해림(35·2016~2018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이 달성했다.
박민지는 동일 대회 최다 우승(연속 우승 포함) 부문에서도 1990·92·94·96년 KLPGA 선수권 챔피언 고우순(60)과 나란히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박민지는 투어 통산 19승을 쌓아 20승 고(故) 구옥희·신지애(36)에 이어 3위를 지켰다. 박민지는 KLPGA 투어에 데뷔한 2017년부터 올해까지 8년 동안 해마다 우승을 달성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진 매년 1승, 2021·2022년엔 6승씩 올렸다. 2023년 2승에 이어 이날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투어 통산 최다 상금, 한 시즌 최다 상금(15억2137만원·2021년) 기록도 갖고 있다.
코스 높낮이를 이용하는 산악 지형 코스를 좋아한다는 박민지는 최근 독서를 통해 불안한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부담감이 커서 매일 새벽 6시에 잠에서 깰 정도로 이번주가 정말 길었다”며 “자꾸 긴장이 되어서 긴장하지 않도록 스스로 계속 싸웠다”고 했다. 삼차신경통으로 인한 오른쪽 이마·머리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지금 몸 상태는 정말 감사하게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괜찮다”며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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