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계, 추가 불법 집단행동 거론···깊은 유감”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의료계가 총파업과 집단 휴진을 예고하자 이를 “불법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총파업 전 의료계 설득과 함께 의료공백 최소화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18일 의료계 집단 휴진 돌입이 가시화하면서 의료 공백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의료계 인사들과 의사단체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추가적인 불법 집단행동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비상진료체계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개최한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지난 4~7일 실시한 집단 휴진 찬반 투표 가결을 발표하고 오는 18일 전면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집단 휴진 결의는 2000년(의약분업), 2014년(원격진료), 2020년(의대증원)에 이어 네 번째다.
한 총리는 회견에서 “의료계와 환자들이 수십년에 걸쳐 쌓은 사회적 신뢰가 몇몇 분들의 강경한 주장으로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된다”면서 “의사들 중에서도 침묵하는 다수는 불법 집단행동에 동의하지 않으실 줄로 안다. 국민과 환자는 이분들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총파업과 전체 휴진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의료계를 설득하는 한편, 의료공백 최소화에 모든 전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를 독려하면서 ‘불이익은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한 총리는 “복귀하는 분들에게는 행정처분을 포함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거라고 다시 한번 분명하게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의 핵심인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는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 한 총리는 2025학년도 증원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언급하면서 “국립대 전임교원 1000명 충원에 차질이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개혁 과제 중)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지만 미래를 위해 꼭 이루어 내겠다”며 “(의사들은)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결심해주시라. 학교에, 병원에, 현장에 있겠다고 결심해달라”고 말했다.
의료계도 강경 요구책을 내세우면서 집단휴진 전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이날 ‘총력 투쟁’ 의지를 강조하면서 ‘폭압적인 정책 추진 중단’과 대국민 사과, 정부 책임자 파면 등을 요구했다.
의료계 집단 휴직 움직임은 이날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확산했다. 20개 대학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집단 휴진을 결의한 의협 방침을 따를 계획이다. 앞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17일부터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대 교수들과 개업의들까지 집단 휴진에 동참하면서 의료 대란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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