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레드라인은 거짓말"…美백악관 앞에서 수천명 친팔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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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전쟁이 8개월을 넘긴 가운데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쟁 대응 기조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주변에 시위자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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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청년 표심잡기 다급한 바이든, 대선 앞두고 압력 직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가자지구 전쟁이 8개월을 넘긴 가운데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쟁 대응 기조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주변에 시위자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특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공격하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이스라엘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피란민이 밀집한 라파에 대한 공격이 이스라엘이 건너선 안 될 '레드라인'이 될지 묻는 말에 "그것은 레드라인"이라고 답했다.
또한 지난 달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이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라파에서 수십 명의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에도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 일각에서 '고무줄 레드라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레드라인을 연상시키는 빨간 옷을 입고 있었다.
이들이 든 팻말에는 '바이든의 레드라인은 거짓말이었다', '어린이 폭격은 정당방위가 아니다'라는 등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일부 시위자들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숨진 3만6천여 명의 팔레스타인인 이름이 적힌 붉은색 천으로 백악관 울타리를 두르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이번 시위를 조직한 단체인 앤서(Act Now to Stop War and End Racism·ANSWER) 연합의 브라이언 베커 대표는 "바이든의 레드라인이 허구이고 우리를 조용하게 만들려고 고안한 것이라면 우리는 더 큰 소리를 낼 것"이라고 WP에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자이드 마다위(25)는 바이든 대통령이 말하는 레드라인은 그의 위선과 비겁함을 보여주는 레토릭에 불과하다며 "바이든이 하는 말은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대규모 경력이 배치된 가운데 열린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DC 경찰 당국은 시위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 광장의 동상들은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free Palestine)라고 쓴 낙서로 훼손됐으며 일부 조각상은 피를 상징하는 듯 보이는 붉은 색의 끈끈한 물질로 덮였다고 WP는 전했다.
외신들은 이날 시위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에서 직면한 위기 상황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청년층이나 무슬림·아랍계 유권자들은 가자지구 전쟁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피해가 날로 커지자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다.
WP는 사위 참석자 대부분이 학생들이었다며 많은 시위자가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에 대해 환멸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AFP는 이번 대선에서 "제3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한 시위자의 말을 전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에 중요한 유권자층인 무슬림과 청년층을 붙잡아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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