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맞춤형 개정' 논란에 절충안 꺼낸 민주당...우려는 여전

오문영 기자 2024. 6. 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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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논의 끝에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 25조를 두고 '전국 단위 선거 일정이나 대통령 궐위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시한을 변경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넣어 개정하려 해왔으나,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과 대선 가도를 위한 개정이란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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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6.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논의 끝에 대선에 출마하려는 당대표의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표 연임을 위한 개정이라는 당 안팎의 비판에 '상당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시도당위원장 선출 때 표 비중을 3배가량 키우는 등 권리당원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은 원안대로 추진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9일 "(당대표 사퇴시한 내용 관련한) 당헌 25조 수정안을 포함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오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하고, 오는 12일 당무위원회에 부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당헌 25조는 대권과 당권 분리 원칙에 따라 당대표 및 최고위원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경우 선거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규정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헌 25조를 두고 '전국 단위 선거 일정이나 대통령 궐위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시한을 변경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넣어 개정하려 해왔으나, 이 대표의 대표직 연임과 대선 가도를 위한 개정이란 반발을 샀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당대표를 연임하고, 2026년 6월 지방선거 공천작업까지 관여한 뒤 대선(2027년 3월)에 출마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기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대표도 해당 당헌을 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난 7일 밤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른 최고위원들이 절충안을 내며 이 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충안에는 오해 소지가 불거졌던 '전국단위 선거일정' '대통령 궐위' 등 문구를 빼고 '상당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란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위해 임기를 연장하려 한다는 오해가 있어 문구를 수정한 것"이라며 "(당헌 25조 개정과 관련해선) 당헌 조항에는 보통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으나, 당대표 사퇴 규정은 예외 규정이 불비한 상황이다. 허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 개정 내용도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차용한 수준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발언을 듣고 있다. 2024.06.05.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다만 당내 우려는 여전한 분위기다. 특정 상황을 거론한 문구를 제외했을 뿐 지방선거 등을 이유로 한 당대표 임기 연장은 여전히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굳이 지금 시점에 이렇게 오해를 받아 가면서까지 무리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은 기존 시안대로 의결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기초·광역위원·기초단체장 공천 권한을 쥔 시도당위원장 선출 때 대의원 대비 권리당원 표 비중을 3배가량 키우고, 국회의장 후보·원내대표 등 간선제의 원내 선거에 권리당원 의사를 반영하는 등 내용이 담겼다. 지도부는 당원들의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커지는 상황에서 당이 가야 할 방향이라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서는 민심과의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헌·당규 개정과 관련해 이 대표가 최근 진행한 선수별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당원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원내대표 선출 등) 원내 선거에까지 권리당원 표를 반영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고, 저를 포함한 여러 의원이 방법론적으로 여러 대안을 제시했다"면서 "그럼에도 지도부가 추가 논의 없이 개정을 밀어붙이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민주당 의원도 "하나같이 차기 당권과 연관될 수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충분히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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