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총리 폭행범은 ‘폴란드인’···경찰, 정치적 동기 가능성 일축
유럽의회 선거 기간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47)를 폭행한 범인이 외국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경찰은 이번 폭행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덴마크 일간 폴리티켄은 8일(현지시간) 코펜하겐 지방법원이 프레데릭센 총리를 공격한 39세 남성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범인은 오는 20일까지 구속된다.
덴마크 공영 DR은 이 남성이 2019년부터 덴마크에 거주하고 있는 폴란드 시민이라고 보도했다.
또 이 남성은 덴마크어를 거의 못 해 법원 심리에 통역사가 대동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심리 당시 프레데릭센 총리에게 “우아하다” “다른 덴마크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정치인보다 훨씬 낫다”라고 칭찬하며 횡설수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DR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시 용의자는 마약에 취해 있었고,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인을 진찰한 의사는 그가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진단했다.
덴마크 경찰은 이번 범행이 정치적 동기에 의해 벌어졌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경찰청은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현재로선 이번 사건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는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단독 범행에 무게를 싣고 조사 중이다.
덴마크 총리실은 기습 폭행을 당한 프레데릭 총리가 가벼운 목 부상을 입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프레데릭 총리는 이날 하루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프레데릭센 총리를 향한 폭행 사건을 규탄했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분노했다. 이 비겁한 공격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 등도 범인을 비난하며 프레데릭센 총리의 쾌유를 기원했다.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 소속 프레데릭센 총리는 지난 7일 오후 코펜하겐 광장에서 한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갑자기 나타나 프레데릭센 총리의 어깨를 강하게 밀친 뒤 도주하려 했고,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고 전했다. 2019년 총리로 취임한 그는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회민주당 소속 크리스텔 샬데모스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를 치른 유럽에서는 정치인을 상대로 한 공격이 잇따랐다. 지난달 15일에는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60)가 한들로바에서 유세하던 도중 한 남성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같은 달 1일 독일 기독민주당(CDU) 소속 로데리히 키제베터 연방하원 의원(60)도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알렌의 유세장에서 주먹으로 맞았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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