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모터쇼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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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독일의 카를 벤츠다.
특히 디트로이트와 프랑크푸르트, 제네바, 파리, 도쿄 다섯 곳의 모터쇼는 '빅5'라 불리며 세계적 인지도와 독보적 권위를 누렸다.
그중 119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네바 모터쇼가 최근 폐지를 선언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 대신 시이에스(CES·세계 최대 아이티 박람회)로 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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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사람은 독일의 카를 벤츠다. 0.75마력을 내는 954㏄ 휘발유 엔진에 의자와 핸들을 얹은 삼륜차로 1886년 1월29일 첫선을 보였다. 독일 정부의 공식 특허(37435번)를 받아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특허받은 모터가 달린 수레) 1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고무 타이어, 강철 스포크 휠, 조향장치와 변속기 등 자동차의 기본 시스템을 갖춘 그 차량을 몰고 같은 해 7월 최고 16㎞/h속도로 공개 운전에 성공했다. 사상 첫 상용 자동차가 탄생한 것이다.
인류사를 바꾼 이 위대한 발명품은 1889년 파리 엑스포에서 금상을 타며 세상에 알려졌다. 제조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고, 이내 전시회를 통한 마케팅이 시작됐다. 베를린(1897년), 파리(1898년), 뉴욕(1900년), 시카고(1901년), 제네바(1905년)에서 열린 전시회는 선풍적 인기를 모으며 정기적인 모터쇼로 발전했다.
초기엔 신차 전시, 성능 시연이 전부였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늘자 다양한 볼거리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추가됐다. 2000년대에는 신차 발표뿐 아니라 ‘콘셉트 카’ 공개 경쟁까지 벌어지면서 한층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자동차 업계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부추기는 효과적 플랫폼으로 오랜 기간 군림한 것이다. 특히 디트로이트와 프랑크푸르트, 제네바, 파리, 도쿄 다섯 곳의 모터쇼는 ‘빅5’라 불리며 세계적 인지도와 독보적 권위를 누렸다.
그중 119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네바 모터쇼가 최근 폐지를 선언했다. 참가 업체, 관람객 모두 격감한 탓이다. 내연 차량의 퇴조가 뚜렷해지며 사람들의 관심은 전기차, 자율주행 차량 등으로 옮겨 가고 있다. 이젠 엔진이 달린 차량조차 아이티(IT) 기술의 집약체다.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 대신 시이에스(CES·세계 최대 아이티 박람회)로 몰려간다. 온라인 신차 공개가 대세를 이루면서 오프라인 모터쇼는 더욱더 시들해졌다.
나머지 빅4도 위태롭다. 디트로이트는 시이에스 기간(1월)을 피해 6월로 옮겼다가 내년부터 다시 1월로 환원한다. 파리는 행사 기간과 전시 면적을 대폭 줄였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뮌헨으로 개최지를 옮기고 이름도 국제 모빌리티쇼로 바꿨다. 도쿄도 모빌리티쇼로 개명했다. 그러나 이런 자구책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카를 벤츠에서 시작된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
강희철 논설위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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