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납품한다 못한다, 다 필요없다”…HBM 쟁탈전 이제 시작인 이유 [위클리반도체]
오찬종 기자의 위클리반도체-6월 첫째주 이야기
연단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의 입에서 이 한 마디가 나오자 객석에선 탄성이 나왔습니다. 그 한마디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시외에서 2% 넘게 올랐고 반대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떨어졌죠.
말 그대로 젠슨 황의 한마디에 따라 글로벌 대기업들의 주가까지 좌지우지되고 있습니다.
얼마전 위클리반도체에서 놀라운 소식으로 다뤘던 ‘천비디아’는 이미 엔비디아에게 먼 옛날의 과거입니다. 2주만에 주가가 25% 이상 또 올랐죠. 엔비디아의 무서운 행보는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제는 마치 한 명의 락스타처럼 팬덤을 이끌고 다니는 ‘젠슨 황’의 이번 발언이 가지는 의미와 파장은 무엇인지 이번주 위클리반도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건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와의 ‘불화설’ 이었습니다.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가 강력한 연대를 형성해 삼성전자의 진입을 배척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들이 있었죠.
하지만 그는 이날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이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품질 테스트 실패 관련 루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황 CEO는 삼성전자 HBM의 탑재 계획에 대한 질문에 “삼성은 훌륭한 메모리 파트너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삼성전자 등 3개의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세 곳 모두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황 CEO는 덧붙여 “우리는 H100, H200, B100, B200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면서 “이 칩들은 상당한 속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HBM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내년 HBM4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HBM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의 주도권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순입니다.
루빈 GPU는 6세대 HBM인 HBM4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반도체 칩의 HBM4 탑재 여부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기본 제품인 루빈에는 HBM4 8개가, 고성능 버전인 루빈 울트라에는 12개가 탑재될 예정입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시간 외 시장에서 1800원(2.39%) 오른 7만7100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53% 하락한 7만5300원에 정규장을 마쳤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반대로 SK하이닉스는 3600원(1.86%) 내린 18만970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3조 달러에 진입하며, 시총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16% 급등한 1224.40달러(약 168만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무려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달 23일 1000 달러를 돌파한 이후로도 약 25% 올랐습니다.
시가총액도 3조110억 달러로 불어나며 3조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역대 순서로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3번째입니다.
특히,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6개월 만에 시총 3조 달러를 회복한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시총 1위 MS(3조1510억 달러)와의 격차도 1400억 달러로 좁혔습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시총 1조 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3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미 예고된 액면 분할 이후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단 주식 액면 분할은 주가에 호재입니다. 주식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 주식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수요를 촉진하죠. 하지만 많은 기대가 선반영됐기 때문에 단기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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