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오물풍선에 확성기 맞대응…남북긴장 완화 노력도 있어야

연합뉴스 2024. 6. 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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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하자 정부가 즉각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대응했다.

대통령실은 9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이날 중으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초기 오물 풍선을 격추하는 대신 수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오다 북한이 풍선 도발을 계속하자 이달 2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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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추가 도발에 달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파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정부의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는 물론 군사분계선 일대의 군사 훈련이 가능해진 가운데 7일 경기도 파주 접경 지역에 기존 대북 방송 확성기가 있었던 군사 시설물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4.6.7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다시 살포하자 정부가 즉각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대응했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점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8일 밤부터 또다시 오물 풍선을 남쪽으로 내려보냈다. 9일 오전 10시 현재 오물 풍선 330여개가 식별됐고 그 중 우리 지역에는 80여개가 떨어졌다고 한다. 오물 풍선의 상당수는 바다나 북한 지역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약 1천개의 오물 풍선을 살포한 후 엿새 만에 다시 풍선 도발을 재개한 것이다. 앞서 살포한 풍선은 경남 창원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수거됐는데 풍선이 떨어진 자동차 앞 유리가 파손된 경우도 있었다.

북한은 그동안 남측에서 날려 보내는 대북 전단에 대응해 오물 풍선을 살포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달 2일에는 국방성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면서 대북 전단이 다시 살포되면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그 이후에도 국내 민간 단체들이 지난 6∼7일 대북 전단을 북한으로 보내자 다시 대남 오물 풍선을 내려보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9일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응해 이날 중으로 대북 확성기를 설치하고 방송을 실시하기로 했다. 북한은 그동안 확성기 방송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는데 이번에 6년 만에 방송이 재개되는 것이다.

정부는 초기 오물 풍선을 격추하는 대신 수거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오다 북한이 풍선 도발을 계속하자 이달 2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에 착수할 것임을 밝혔다. 4일에는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해 북한의 도발에 군이 보다 즉각적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대북 확성기 가동이 재개됨에 따라 북한이 또다시 어떤 식으로든 맞대응할 공산이 크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포격 같은 국지적 군사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북한은 위험한 도발과 위협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남북 간 긴장 고조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측에 달려있을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경고했다.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확고한 안보태세가 우선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철저히 점검하기 바란다. 이 와중에 군 최전방 사단장이 북한의 오물 풍선 경계 강화 지시가 내려졌는데도 참모들과 음주 회식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한 치의 허점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한편으로 남북한의 대화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지금처럼 강 대 강 대결로만 치닫는 한반도 안보 상황에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사실이다. 안보를 굳건히 하면서도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창의적인 방안을 찾는 노력을 포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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