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마라·엔초비, 하이볼에 묻고 더블로”…성수 핫플에 이런 ‘괴식’이 뜬다는데 [푸디人]

안병준 기자(anbuju@mk.co.kr) 2024. 6. 9. 14: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푸디인-32] 짐빔괴식당

“성수 핫플에 이런 괴식이 팔린다고?”…민초·마라·고수·엔초비 넣고 하이볼 만든 ‘짐빔’ [푸디人]
마라·엔초비·고수·민트초코를 넣은 하이볼?

이런 조합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요즘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런 괴식을 그것도 서울서 요즘 가장 핫한 곳으로 손꼽히는 성수동에서 선보인다니..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제정신인지부터 궁금했지만 ‘돈지랄’이 장난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고 마셔보니 이상합니다. 하이볼은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이 느껴지고 괴식들이 제 입맛에 딱 맞습니다. SNS에 올리기 좋게 색감도 알록달록하니 갬성을 저격하네요.

산토리 글로벌 스피리츠의 버번 위스키 브랜드 ‘짐빔’이 사고를 제대로 쳤습니다. 7일부터 한 달 동안 서울 성수동 위키드와이프에서 ‘짐빔괴식당’을 연다고 하네요.

4주간 마라, 엔초비, 고수, 민트초코와 같이 독특한 식재료를 활용한 괴식요리와 짐빔 하이볼을 페어링한다는데 슬쩍 맛보니 정말 특별합니다. 특히 괴식 메뉴는 ‘하수’와 ‘괴수’ 두 가지 등급으로 나뉘는데 독특한 식재료에 약한 사람들은 ‘하수’ 메뉴를, 강한 사람들은 ‘괴수’ 메뉴에 도전하면 된다네요. 물론 저는 괴수 메뉴를 먹고 괴물이 되었습니다.

괴식에 괴식을 닮은 공간 연출까지
서울 성수동 위키드와이프에 연 ‘짐빔괴식당’ 입구. 안병준기자
지난 5일 공개된 공간을 살짝 들여다보니 1주 차가 ‘마라’ 주간이어서 그런지 마치 홍콩에 온 듯 했습니다. 여기저기에 중국어 글자가 걸려있는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습니다.

1주차에는 ‘투그’, ‘와일드플로어’를 운영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산초 셰프가 하수 메뉴 ‘마라 감자튀김’과 괴수 메뉴 ‘마라 감바스’를 선보입니다. 감자튀김 위에 올려진 마라 소스는 기대보다 강하지 않아 하수스러웠습니다. 마라 감바스는 감바스에 매콤한 맛이 가미된 정도였는데 한국스러운 맛에 인기가 제일 많을 것 같은 메뉴네요.

마라 하이볼은 마라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드셔볼 만합니다. 다만 저는 한 모금 하는 순간 목구멍이 따가운 게 제 스타일은 아니네요

산초 셰프가 선보이는 마라 하수 메뉴 ‘마라 감자튀김’ . 안병준 기자
2주 차는 엔초비 주간인데, 셰프가 아닌 박태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맡았습니다. 지중해 휴양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에서 하수 메뉴 ‘엔초비 김밥’과 괴수 메뉴 ‘엔초비 케이크’를 제공하는데, 엔초비에 강한 제게는 모두 하수였습니다.

엔초비 김밥은 허브와 계란지단이 들어가 있는데 엔초비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허브 향이 오히려 강해 살짝 기대에 못미쳤네요. 그런데 엔초비 케이크는 반전 그자체 였습니다. 처음에는 엔초비가 케익 위에 올려져 있어 큰 감흥이 없었는데 케익안에 으깬 계란이 샐러드처럼 들어있더라고요. 짭조름한 엔초비와 함께 먹으니 금상첨화였는데 호불호는 갈릴 맛입니다.

엔초비 하이볼은 짭조름한 맛이 느껴지는 게 잔 가장자리에 소금을 바른 마가리타가 생각나네요. 엔초비를 못 드시는 분도 마실만한 수준의 하이볼인 듯합니다.

박태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선보이는 하수 메뉴인 ‘엔초비 김밥’과 괴수 메뉴인 ‘엔초비 케이크’. 안병준 기자
3주 차는 동남아 현지 식당을 연출한 공간에서 즐기는 고수 주간입니다. 고수를 못드시는 분들도 꽤 있지만 동남아 음식에 고수를 안넣어 먹으면 섭섭하죠.

효뜨, 키보, 꺼거 등을 운영하는 남준영 셰프가 선보인 하수 메뉴 ‘고수 핫도그’, 괴수 메뉴 ‘냉제육과 고수김치’는 제가 보기에 하수와 괴수가 바뀐 듯 하네요. 일단 냉제육과 고수김치는 고수 못드시는 분만 아니라면 한국인 입맛에 딱 맞습니다. 고수의 상큼함과 양념이 잘 어울리고 거기에 냉제육이 더위가 찾아온 이맘때 찰떡이네요.

반면 고수 핫도그는 일단 녹진한 소스가 괴이합니다. 먹고 나면 입술이 녹색빛으로 변하는데 썸타는 사이라면 더 사랑스럽겠죠? 다만 소세지의 느끼함을 고수가 잡아주면서 게걸스럽게 먹어치워 버렸네요.

3주 차에 선보이는 하수 메뉴인 ‘고수 핫도그’. 먹고 나면 입술이 녹색으로 변해 녹색괴물이 되는 진정한 괴수 메뉴. 안병준 기자
4주 차는 디저트 카페 분위기에서 즐기는 민트초코 주간으로 ‘오지나’를 운영 중인 오스틴 강 셰프가 선보입니다. 하수 메뉴는 ‘민초 소떡소떡’, 괴수 메뉴는 ‘민초 치킨까스’.

일단 시각적으로 알록달록하니 SNS 갬성이 넘칩니다. 소떡소떡과 치킨까스가 워낙 강렬한 개성을 자랑하는 메뉴이다보니 오히려 민초의 개성이 덜한 편입니다. 민초단이 다소 아쉬워할 것 같은 느낌이네요.

민초 하이볼은 민초를 선호하지 않는 제게 약간 불호였지만 풍미 하나만큼은 아주 상쾌합니다.

4주 차 민트초코 주간에 ‘오지나’를 운영 중인 오스틴강 셰프가 선보일 하수 메뉴 ‘민초 소떡소떡’. 안병준 기자
다양한 가니쉬 활용해 나만의 하이볼도 제작 가능
짐빔괴식당 메뉴. 짐빔
짐빔괴식당에서는 하이볼 DIY존도 있어 별사탕, 허브 등 다양한 가니쉬를 활용해 나만의 하이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팝핑캔디, 젤리, 코코넛 칩, 문방구 간식 외에도 다양한 허브가 준비되어 있어 하이볼 만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팝업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포장 주문도 가능하고 배달의민족 앱을 통해 성수동 한정 배달서비스도 즐길 수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고 싶은 분들은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예약하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네요.

1795년 설립된 이후 220년 이상의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대표 버번 위스키 브랜드 짐빔의 새로운 모습을 느끼고 싶다면 짐빔괴식당을 방문해 보세요. 6월 매주 금·토·일 낮 12시부터 저녁 9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됩니다.

‘짐빔괴식당’에서는 하이볼 DIY존이 운영되어 방문객들이 별사탕, 허브 등 다양한 가니쉬를 활용해 나만의 하이볼을 만들 수 있다. 안병준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