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이자마진 최저치…中 금리 인하 걸림돌[e차이나]

이명철 2024. 6. 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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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중은행 1분기 순이자마진 1.54%까지↓
예금이자 지출 늘고 대출금리는 하락 압력 커
미국과 금리 격차 여전, 인민은행 통화정책 고심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지만 중국은 당장 동참하기 어려울 듯하다. 미국이 여전히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 내 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박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경제 회복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9일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은 1.54%로 전분기대비 1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지난해 4분기 1.69%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 이를 경신한 것이다.

은행별 순이자마진을 보면 대형 산업은행 1.47%, 주식회사은행 1.62%, 도시상업은행 1.45%, 민간은행 4.32%, 지방상업은행 1.72%, 외국은행 1.47%다.

중국 6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을 보면 중국 우정저축은행이 1.92%로 가장 높고 건설은행 1.57%로 뒤를 이었다. 중국공상은행(1.48%), 중국농업은행(1.44%), 중국은행(1.44%), 교통은행(1.27%)은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에버라이트은행의 금융시장부 매크로 연구원 저우 마오화는 중국 경제 매체 제일재경에 “시장은 주로 최근 몇 년 동안 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은행은 더 복잡한 운영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 순이자마진이 하락한 이유는 중국 내 저축 수요가 늘면서 예금금리를 지급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한 반면 실물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금리와 수수료 등은 낮췄기 때문이다. 나가는 돈은 많고 들어오는 돈은 적은 구조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경기가 위축되자 적극적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예금에 넣어두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도시 예금자 설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의 응답자는 23.4%로 전분기와 같았지만 저축을 더 많이 한다는 응답자는 61.8%로 0.7%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은행이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이 되는 대출우대금리(LPR)는 지속 하락세다. 일반 대출의 기준이 되는 1년물 LPR의 경우 2020년 2월 4.15%에서 4.05%로 낮춘 후 현재 3.45% 수준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순이자마진 하락은 은행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누적 순이익은 6723억위안(약 127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율 3.2%보다 2.5%포인트나 떨어졌다.

시중은행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자 중국 인민은행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0년 기준금리가 0.25%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5.50%까지 올랐다. 미국이 고금리를 유지하게 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자금 유출 압력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이 경기를 회복시키려면 금리를 낮춰 시중 유동성을 푸는 게 효과적이지만 당장 금리 인하가 어려운 만큼 다른 유동성 공급이나 재정 정책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달부터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의 특별국채 발행을 시작했다. 인프라 개발 등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자는 것인데 이는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의미한다.

인민은행은 국채를 매입하는 방법으로 재정 정책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민은행이 직접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시장을 안정시키고 금리를 내리는 것처럼 유동성 공급 효과도 기대된다.

쭝정셩 중국재정학회 이사는 제일재경 기고를 통해 “위안화는 올해 비미국권 통화 중 강세를 보였으나 가치 하락 압력은 여전하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금리와 환율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물가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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