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떠나라"…BTS 해외팬, 민희진에 분노한 이유

김영리 2024. 6. 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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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해외팬 국제 청원에 4만9000명 동참
민희진 규탄 청원 글 1차 목표 청원 수 돌파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솔 기자


방탄소년단(BTS) 해외 팬들이 민희진 어도어 대표에게 하이브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민 대표가 하이브 소속 다른 아티스트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국제 청원 사이트에 게재된 '민 대표 사퇴 촉구' 글은 목표 청원 수를 돌파했다.

국제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에는 지난달 27일 '민희진은 하이브를 떠나라(MIN HEE JIN Leave HYBE Company)'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9일 오후 12시 기준 해당 청원에는 4만9000명에 가까운 이들이 동의했다. 1차 목표 청원 수인 3만5000명을 넘긴 수치다. 다음 목표인 5만명 달성도 목전에 두고 있다.

청원인은 '아미 포레버(ARMY Forever)'다. BTS 팬덤 '아미(ARMY)'의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보아 BTS 팬이 올린 청원으로 추정된다. 그는 "하이브 내 여러 그룹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사안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이 글을 쓴다"며 "최근 특정 개인이 BTS, 아일릿, 르세라핌 등 일부 그룹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고 괴롭힘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민 대표는 경쟁 하이브 그룹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트리고 BTS, 아일릿, 르세라핌을 앞세워 하이브의 가치 하락을 통한 계약 해지를 압박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는 비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같은 지붕 아래 있는 대상에게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히는 해로운 행위"라고 말했다.

청원인은 "그룹 경영진이 이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모든 구성원에게 안전하고 존중받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괴롭힘과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 달라. 또한 회사와 아티스트에게 끼친 모든 피해에 대해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민 대표가 어도어 임원, 무속인 등과 나눈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영어로 옮겨 청원글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민 대표가 "결국 언론을 써야 되네"라고 하자 상대방은 "(BTS 음반) 밀어내기 같은 게 퍼지면 이들도 하이브에 대한 신뢰를 잃을 거다. 이런 게 데미지 쌓이면 출혈이 클 것"이라고 답했다.

해당 청원에 동참한 이들은 여러 언어로 '왜 이 서명에 동참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남겼다. 주로 BTS 해외 팬들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정 아이돌 그룹의 명예를 훼손하고, 해로운 여론을 조작하는 건 옳지 않다", "민희진 같은 부패한 임원들이 하이브에서 퇴출되었으면 좋겠다", "뉴진스를 제외한 같은 회사 소속의 다른 가수를 방해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사진=체인지닷오알지 캡처


앞서 민 대표는 지난 4월 25일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의 신인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며 '카피'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빌리프랩은 지난달 22일 "민 대표에 대해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며 "민 대표 측이 제기한 표절 의혹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민 대표의 직을 두고 벌어진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공판에서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을 첫 걸그룹으로 선발했으며, 뉴진스는 성공적인 데뷔 후에도 차별적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먼저 데뷔 순서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요구했으며, 무속인 코칭을 받아 '방시혁 걸그룹이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뉴진스의 데뷔 시기를 정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민 대표는 지난달 31일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이번 논란 때문에 상처받은 BTS, 아일릿, 르세라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 생각에 뉴진스도 상처받았고, 모두가 상처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 대표는 "누군가만이 아니라 저도 인간이고, 멤버들도 다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를 특정해서 그런 얘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기자들도 그렇고 모든 분이 상처를 안 주려면 이 언급을 그만해야 한다. 그분들을 생각한다면 뭐든 언급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체인지닷오알지는 홀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청하면 다중이 지지 여부를 결정하는 플랫폼이다. 국내에는 2014년 김연아 선수 관련 청원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대회에서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선수에 밀려 김연아가 은메달을 차지하자 캐나다인은 '개최국의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하며 재심사를 요구하는 청원 글을 체인지닷오알지에 올렸다. 국제빙상연맹(ISU)을 상대로 한 이 청원에는 200만명 이상이 서명했으며 한국은 물론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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