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V·자율주행 시대, 자동차 시트 어떻게 바뀔까?

안경무 기자 2024. 6. 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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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트랜시스 동탄 시트연구센터 방문
PBV, 자율주행차 시대 도래 앞두고
'공간 활용 극대화' 위한 고민 지속
[서울=뉴시스] 현대트랜시스 HTVM (사진=현대트랜시스) 2024.6.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핸들이 사라진 자리엔 히든 시트가 접힌 채로 자리하고 있다. 승객이 2명에서 4명으로 늘면 히든 시트가 펼쳐져 차 안은 대화하는 공간이 된다. 다시 2명의 승객이 내리면 시트를 접고 그 아래 장착돼 있는 모니터를 올려 영화를 볼 수 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면 승객이 앉아 있는 시트는 뒤로 살짝 젖혀진다. 편안한 자세를 제공하는 동시에 사고 시 위험을 최소로 줄인다.

지난 5일 방문한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에서 목격한 차세대 모빌리티 공간 솔루션 'HTVM 24'의 모습이다.

경기 화성시에 있는 연구센터에서는 시트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인력만 500명 넘게 상주하며 자율주행차,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UAM(도심항공우주)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미래 차 시대, 시트 얇아지고 역할은 커진다

미래 모빌리티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운전에 개입하는 정도'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차량은 이동 수단에서 '공간'으로 새롭게 정의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게 사람이 차 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시트'도 자연스레 그 형태가 변화할 것이란 게 현대트랜시스의 판단이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자율주행, PBV 등으로 모빌리티 환경이 변하면서) 자동차는 생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며 "시트는 인테리어 요소이면서, 미래 차에서 가장 필수적인 품목으로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시트의 '경량화'와 '슬림화' 혹은 폴딩(접기) 등 형태 변화를 통한 실내 공간 확보다.

유주영 현대트랜시스 시트설계1팀장은 "전기차는 배터리가 들어가면서 상대적으로 시트를 넣을 공간이 좁아진다"며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차량 공간이 많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슬림화를 통해 어떻게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기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11,000ft2(약 309평)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하고, ‘영감을 주는 공간(Place of Inspiration)’이라는 테마 아래 파크(Park), 시티(City), 홈(Home), 팩토리(Factory)의 전시존 4곳을 구성해 ▲PBV 콘셉트 라인업 5종과 ▲PBV 전용 혁신 기술 2개 등을 공개했다. 사진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내 기아 전시관에 전시된 PV5 베이직. (사진=기아 제공) 2024.01.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제공되는 PBV(목적 기반 차량) 생산 시 공간 활용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인호 현대트랜시스 시트선행연구실장은 "PBV용 시트 제작 포인트는 이 차를 사용하는 소비자(사업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라면서 "휠하우스 위, 이른바 '죽은 공간' 위에도 접을 수 있는 시트를 장착한다"고 말했다.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PBV 경량 2웨이 플립 업 시트'다. 이는 CES 2024에서 선보인 기아 PV5에 적용된 것으로 헤일링(호출형 승차공유) 서비스에 최적화됐다.

사용자의 공간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트 등받이가 쿠션과 연동해 '앞뒤'로 전환되는 '플립 기능'을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등받이와 쿠션을 직각으로도 세울 수 있고, 또한 롱 슬라이딩 기능을 넣어 적재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승차감와 '안전' 책임진다…180가지 넘는 안전 테스트

적극적으로 시트의 형태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시트는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에 인체 공학을 포함한 다양한 첨단 기술이 요구된다. 실제 수만 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에서 시트 가격이 엔진 다음으로 비싼 이유기도 하다.

현대트랜시스는 가혹 환경에서 180가지 넘는 테스트를 진행해 최고 품질의 시트를 만든다. 시트 안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시험이 슬래드(SLED) 시험이다.

실제 이날 더미(차량 충돌시험에 쓰이는 인체 모형)를 앉히고 충돌 시험을 진행했는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강한 충돌이 이뤄졌다.

충돌 강도는 시속 80㎞ 속도로 운행하는 차량이 뒤에서 부딪히는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더미의 머리가 자연스레 뒤쪽으로 넘어가는데, 연구원들은 이 때 시트가 어느 정도 충격을 버텨주는지를 테스트 한다.

이외에도 시트 벨트 앵커리지 시험, 파워 내구 시험, 사이드 에어백 전개 시험 등이 매일 같이 연구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최태진 시트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성인 남성과 여성, 유아 크기의 다양한 더미를 활용해 시험을 진행한다"며 "2열 시트 뒤에 적재된 수하물이 충돌로 앞쪽으로 넘어올 경우도 가정해 시트의 강도를 테스트한다"고 말했다.

미래 차 시대를 대비한 연구와 시트 제작사 본연의 업무인 '안전'에 대한 노력은 실적 확대로 인정 받는 모습이다.

현대트랜시스 시트 사업 매출은 지난해 말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합 법인 출범 첫해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무려 78% 증가한 수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ak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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