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사업 통합한 현대차그룹…'글로벌 리더' 입지 강화할까

임찬영 기자 2024. 6. 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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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전지차 판매 현황/그래픽=김다나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사업 통합을 완료하며 수소 생태계 실현에 속도를 낸다. 통합을 발판으로 수소 관련 기술력과 자원을 한곳에 모을 수 있게 된 만큼 세계 1위 수소차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98년 수소차 개발에 뛰어든 현대차는 세계 1위로 수소차 시장을 선도해왔다. 2013년 세계 최초 순수 수소전기차인 투싼ix 수소전기차 양산을 시작으로 2018년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 1위란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2017년에는 도심형 수소전기버스를 시작으로 2023년 고속형 대형버스 급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한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를 출시하는 등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수소 전환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 대형트럭인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양산하며 수소차 분야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잇달아 거머쥐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브랜드별 수소차 판매 대수에서 토요타에 1위 자리를 내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691대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보다 66.2% 감소한 수치다. 2018년 출시한 넥쏘의 후속 모델이 나오지 않으면서 판매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신차 부재에 국가별 판매 대수에서도 한국 판매량이 67% 감소하며 중국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한국과 중국 판매량은 각각 1914대, 793대로 2배 이상 차이 났지만 1년 만에 순위가 뒤집혔다.

현대차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북미 시장에 수소 트랙터를 공개한 데 이어 2025년에는 수소차 '넥쏘'의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수소연료전지사업 통합 역시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사업 역량을 한곳으로 모아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1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의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하자마자 R&D 본부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내에 '수소연료전지 공정품질실'을 신설하는 등 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기술과 양산품질을 담당하는 조직도 편성하는 등 전반적인 조직구조를 강화 중이다.

현대차는 이번 인수를 통해 수소연료전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생산 품질을 높이면서도 수소전기차 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판매를 확대해 궁극적으로 수소 생태계의 실현을 가속한다는 목표다. 단순 차량뿐만 아니라 수소 전반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 초 열린 CES에서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는 그룹 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해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니즈에 맞춰 단위 솔루션(Grid)을 결합해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지원한다. 현대차는 HTWO Grid솔루션으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연결함으로써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사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 연구 기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강화하고 수소 사회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연결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직까지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수소 사업을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이 수소 시장에서 치고 올라온다고 해서 조급해할 게 아니라 수소밸류체인이라는 큰 그림으로 먼 미래를 기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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