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인간수업’ 후 달라진 것들[인터뷰]
배우 박주현이 원톱 주연으로 나선다. 영화 ‘드라이브’(감독 박동희)에서 인기 유튜버 ‘한유나’로 분해 리얼타임물의 재미를 안긴다.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으로 크게 주목 받은 이후 그의 첫 스크린 진출작이다.
“‘인간수업’ 때 김진민 감독에게 연기하는 방법을 새롭게 배웠는데 그걸 최대한 적용하려고 했어요. 처음 연기를 접했을 땐 제 원래 성격 그대로 겁없이 날 것처럼 했지만, 디테일하고 꼼꼼하진 못해서 와일드한 느낌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김진민 감독이 캐릭터로서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볼 줄 알아야한다는 걸 알려줬고, 그대로 연습하다보니 이젠 제 습관이 되어버렸죠. 말을 줄이고 예민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이번 현장에서도 그랬어요. 에너지를 좀 더 아끼면서 차분하게 들여다보려고 했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제 성격대로 하는 게 아니라서, 촬영이 끝나면 몸이 아프더라고요. 사람들도 잘 못 다가오는 것 같고. 그래서 이젠 제 방법과 새로 배운 법 사이에서 융통성 있게 하려고 해요. 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요.”
박주현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인간수업’ 이후 이름값이 높아지면서 생긴 변화들과 ‘드라이브’ 촬영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자랑스럽다’는 김여진 말에 울컥, 부끄럽지 않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드라이브’는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달리는 차의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6억 5천만 원을 벌어야 하는 인기 유튜버 한유나의 긴박한 사투를 그린 트렁크 납치 스릴러 영화다. 그는 ‘인간수업’에서도 함께 했던 김여진과 함께 작품에 참여했다. 원톱 영화이지만 부담이 김여진 덕분에 많이 내려갈 수 있었다고 했다.
“시사회 때 엄청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원톱 영화를 개봉한다고 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고 무거운 기분도 들었거든요. 공부하듯 영화를 보게 됐고요. 그런데 옆에서 같이 본 김여진 선배가 영화 끝나고서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해줬는데, 울컥해서 바로 화장실로 가 울었지 뭐예요. 선배는 늘 배우의 입장에서 자신이 겪었던 고충이나 고민 등을 좋은 언니처럼 얘기해줬는데요. 상황별로 제가 이겨내야 할 것도 알려주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해줬죠. 선배가 날 많이 믿어줘서 촬영하면서도 힘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김여진, 정웅인 등 선배들과 호흡하면서 연기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많은 걸 배웠다는 그다.
“그 연차가 될 때까지 연기하면서 버텼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배우 바닥은 스스로 작아지거나 자존감 떨어지는 일이 너무 많은 곳이거든요. 사랑을 먹고 힘내는 사람들이지만 여기만큼 냉정하고 무서운 곳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세계에서 버텨냈다는 건 그것만으로도 강한 사람들 아닌가요. 전 마음이 단단하지 못하고 감성적이라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는데, 풍파 속에서도 곧게 서있는 선배들을 보면 큰 울림을 받죠. 그래서 김여진 선배가 ‘네가 자랑스러워’라고 툭 던진 말에도 절 크게 스쳤던 것 같아요. 더 부끄럽지 않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저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중, 연기적 성장 보여주고 싶어요”
2019년 데뷔한 그는 연차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인간수업’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다. 2021년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까지 수상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배우로서 유명해진다는 건 생각보다 행복한 일만 가득한 건 아니었다.
“제가 작품이나 저에 대한 댓글들을 잘 안 보는 편인데도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최선을 다해 사랑하면서 임했던 작품들이 생각했던 것 만큼 사랑을 못 받을 때도 있고, 제가 표현한 것과 다르게 알려지는 상황에서 오는 괴리감도 있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창의적인 예술을 하기 위해선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하는데 나와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되면 ‘난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라고 깨닫기도 했고요. 아직은 연차가 높지 않아서 겪는 성장통이었던 것 같아요. 치열한 바닥이고, 사람을 상대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숙제고요.”
여러 고민 속에서도 ‘박주현’이란 배우의 색깔을 찾아가는 숙제도 풀어내야한다고 했다.
“제 색을 찾고 싶은데, 한편으론 그 특유의 색이 너무 진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요. 제 색이 강해서 캐릭터를 죽이면 안 되잖아요. ‘박주현’보다는 제 캐릭터거 먼저여야하고, 저 역시 자유로이 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도 업계에선 ‘박주현’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었으면 하고요. 욕심이 너무 많나요? 하하. 제 롤모델인 김혜자 선생님처럼 다 잘하면서도 한방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파격적인 것도 다 잘 소화하는 선생님처럼요.”
30대에 접어들면서 배우로서 청사진도 더 명확해졌다.
“한 작품, 한 작품 말도 안 되게 성장하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아직은 연기 욕심이 크거든요. 여행도 많이 다니면서 절 깨끗하게 비워내고 싶고요. 그래야 더 좋은 걸 담아낼 수 있잖아요. 엄청 화려하게 그려놓은 청사진이지만 현실을 살아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긴 하겠죠? 그럼에도 실속도 챙기면서, 건강과 행복 다 챙기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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