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ECB는 내렸다…美 피벗 지연 관측속 한은 금리인하 언제?
코로나19(COVID-19) 이후 한 몸처럼 움직였던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금리 동행'이 막을 내리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는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최근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의 금리인하가 한국은행의 피봇을 앞당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가 4분기는 돼야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ECB는 지난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0%에서 연 4.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5일엔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5%에서 4.75%로 내렸다. G7(주요 7개국) 국가 중 첫 금리인하 피봇이다.
특히 캐나다는 금융시장과 가계부채 구조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편이다. 캐나다는 장기채권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가계부채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가계가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금리상승기에는 소득 감소와 이자 부담 등 리스크에 취약하다.
전반적인 금리 추이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흐름이다. 다만 피봇 시점이 빠르고 금리 변화 폭도 큰 편이다.
BOC는 정책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더 이상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인하 근거로 제시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물가지표의 추가 진전이 있다면 추가 금리인하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기에 8.1%까지 치솟았던 CPI(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2.7%로 내려왔다.
반대로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 연준의 경우 피벗 시점 전망이 더 뒤로 밀리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초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를 7월로 예상했던 씨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금융사들은 기존 전망을 수정했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9월이나 11월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후퇴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지표를 반영한 결과다. 지난 5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7만2000명 늘어 시장 전망치(19만명)를 크게 웃돌았다. '고용 서프라이즈'에 연준의 금리동결 기조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은 91.8%에 달한다. 오는 9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49.5%로, 0.25%p 내릴 것이란 전망(46.6%)을 상회했다.
한은 역시 금리인하에 신중한 모습이다. 너무 이른 정책기조 전환이 물가상승률 둔화세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7%를 기록하는 등 2개월 연속 2%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은은 아직 '물가 목표치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 변동성도 한은의 피벗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소다. 이미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p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하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를 4분기로 전망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CB의 선제 인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부분이고 미국의 인하 전망이 9월로 미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물가가 안정 기조를 찾긴 했지만 7, 8월 인하가 결정되긴 이르다고 보고 10, 11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약화 △예상을 상회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원화 약세 부담 등을 꼽았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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