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많이 올랐는데 지금이라도?…"배당성장·中고배당 주목"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로 주요 배당주들의 주가가 단기간 크게 오르면서 배당주 투자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당주는 주가가 오를수록 배당수익률 하락으로 투자매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매년 배당액이 증가하는 배당성장주나 중국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받는 중국 배당주에 주목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주요 배당주 ETF(상장지수펀드) 중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상품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이다. 연초 이후 지난 5일까지 24.27% 상승했다.
고배당 금융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이 상품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주요 금융주들 주가가 상승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매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분배 상품이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TIMEFOLIO Korea플러스배당액티브' 역시 같은 기간 18.05% 올랐다. 'KBSTAR 대형고배당10TR' 'ARIRANG 고배당주' 'KOSEF 고배당'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가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 등을 강조하면서 고배당 종목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으로 배당주의 주요 투자포인트인 배당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단점으로 지목된다.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경우 올해 1월부터 매월 주당 61원씩 분배금을 지급 중이다. 연말까지 분배금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연간 총 분배금은 732원이다. 지난해 말 주가 기준 분배율은 7.08%인데 지난 5일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5.7%로 떨어진다. 다른 고배당 ETF의 분배율 역시 지난해 말 5~6%대에서 현재 4~5%대로 1%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배당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위해 매년 배당을 늘리는 종목에 투자하는 배당성장 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배당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주가가 떨어지거나 배당금이 증가해야 한다. 현재 배당수익률이 낮더라도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매년 배당을 늘릴 여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배당수익과 함께 주가 상승에 따른 자본이익도 얻을 수 있다.
배당성장 종목은 주가 상승률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4년 연속 배당이 증가하면서 배당성향 60% 미만인 배당성장주의 최근 10년 간 연평균 상승률은 9.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고배당주(연평균 7%)나 코스피200 지수(연평균 5.3%)를 상회하는 수익률이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배당성장주에 투자하기 좋은 때라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31일 시장 하락으로 코스피 12개월 전망 PER(주가순이익비율)가 장기 평균인 10배 수준을 하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성장주는 시장 PER가 10배 미만에서 투자했을 땐 손실 확률이 낮았다"며 "3년 간 투자했을 때 손실을 기록한 확률은 3%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도 자국 증시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 고배당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4월12일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자본시장 업그레이드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가이드라인'(일명 신 국9조)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과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 상장사가 신 국9조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하는 등 패널티가 있다는 점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동아시아 3국 중에서도 정부 입김이 가장 강하므로 국유기업 비중이 높은 고배당 ETF 중에서 밸류업 수혜주를 선별할 수 있다"며 "최근 중국 ETF 중에서도 고배당 유형이 자금 유입 강도가 강하고 성과도 우수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주목한 중국 고배당 ETF는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글로벌엑스 항셍 하이 디비던드 일드'(Global X Hang Seng High Dividend Yield, 티커 3110)와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후아타이-PB SSE 디비던드 인덱스'(Huatai-PB SSE Dividend Index, 티커 510880)이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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