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 폐관 그 후…무대로 돌아온 전도연·황정민, '연극은 계속된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소극장 '학전'의 이야기는 마무리 됐지만, 한국 연극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1991년부터 33년 간 이어진 한국 연극문화의 산실인 소극장 '학전'이 지난 3월 15일 문을 닫았다. 1991년 3월 15일, 대학로에 학전 소극장을 개관하면서 출발한 학전은 그동안 한국대중문화사에 크고 작은 궤적을 만들어 왔다. 황정민, 설경구, 장현성, 김윤석, 조승우, 이정은, 이종혁, 배해선, 김대명 등 배우부터 고(故) 김광석, 박학기, 여행스케치, 권진원 등 뮤지션까지 '학전'을 통해 성장했다.
'학전'은 문을 닫았지만, 대한민국 공연의 이야기가 막을 내린 것은 아니다. '학전'의 정신을 이어가는 배우들이 오늘도 무대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배우 전도연이 27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연극 '벚꽃동산'을 통해서였다. 연극 '벚꽃동산'은 회사의 경영 악화로 저택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알코올 중독자 도영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다. 세계적인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안톤 체호프의 고전을 재해석해 극의 배경을 120년 전 러시아에서 2024년 서울로 옮겼다.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를 채운 1300여명의 관객은 가까운 곳에서 명배우의 연기를 숨 죽인 채 지켜봤다.
배우 황정민은 7월 '맥베스' 공연을 앞두고 있다.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을 듣고서 국왕을 살해하고 왕위에 오른 뒤 서서히 타락해가는 이야기다. '셰익스피어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학전' 출신이기도 한 황정민은 '맥베스' 공연을 앞두고 "(학전) 덕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거다. 젊은 배우들을 열심히 뒷바라지 하는 것도 다 그것과 관련이 있다. 좋은 정신을 잘 품고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렇듯 '학전'의 정신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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