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中 CEO “경제협력 필요 공감…경제활성화, 공급망 안정 기대”

대한상의,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참석 3국 CEO 대상 인식 조사
기후변화 대응 등 우선 추진…민간 차원 소통·교류 확대 한 목소리

최태원(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도쿠라 마사카즈(왼쪽)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이 지난 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공동성명서에 서명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중 주요 기업인들이 3국 간 경제협력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한·일 기업인은 경제협력을 통한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중국 기업인은 공급망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각각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달 27일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3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181명을 대상으로 3국 경제협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9일 밝혔다.

실제 응답한 기업인 136명 모두 3국 간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반드시 필요하다 82.4%, 어느 정도 필요하다 17.6%)고 답했다. 다만 경제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중국 91.3%, 한국 84.8%, 일본 70.5%로 국가별로 차이를 보였다. 중국 측 CEO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 전원은 3국 간 경제협력 확대로 기업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한다(매우 그렇다 65.4%, 그렇다 34.6%)고 답했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자 비율은 중국 67.4%, 한국 65.2%, 일본 63.6%로, 중국 측 CEO들의 기대감이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기업 CEO들은 3국 간 경제협력 기대효과로 경제 활성화(47.8%)와 공급망 안정(41.2%), 저출생·고령화 문제 완화(5.9%), 제4국 공동진출 확대(5.1%) 등을 꼽았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과 일본은 경제 활성화(한국 84.8%, 일본 54.5%)를 기대하는 기업인이 가장 많았고, 중국은 공급망 안정(84.8%)을 기대하는 기업인이 다수였다. 이 같은 인식차는 3국 기업인이 경제협력을 통해 각 국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기업인들은 3국 간 경제협력을 우선 추진해야 하는 분야로 기후변화 대응(3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금융·통화 협력(19.9%), 의료 협력 및 고령화 대응(19.1%), 디지털 협력(16.9%), 재난·안전 대응(10.3%) 등 순이었다. 한국은 금융·통화 협력(26.1%)을 최우선 분야로 꼽은 반면, 일본은 기후변화 대응(54.5%)을, 중국은 의료 협력 및 고령화 대응(30.4%)을 각각 우선 추진할 분야로 선택했다.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소통·교류 확대(52.9%), 정부 차원의 외교적 협력 강화(25.0%), 공동 연구개발(R&D) 등 기술교류 확대(15.5%), 제4국 공동사업 확대(6.6%)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3국 모두 공통적으로 민간 차원의 소통·교류 확대(한국 52.2%, 일본 68.2%, 중국 39.1%)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3국의 주요 CEO들은 경제협력 필요성과 긍정적 효과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공감대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향후 대한상의는 3국간 민간 경제협력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각 국의 우선 추진과제와 기대 효과 등 실행을 위한 공동연구 사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달 2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공동으로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열었다. 당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지원하고 비즈니스 서밋 주제 발표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한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3국 경제계가 경제 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3국 간 민간 경제협력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