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4명 구하려 236명 학살하다니”…이스라엘 ‘무자비한 공습’에 아랍권 분노

인질 억류된 난민촌 대대적 공습
“10분동안 로켓 150발 떨어졌다
거리에 어린이들 숨지며 생지옥”
하마스 “피비린내나는 잔혹 학살”
아랍권·EU도 ‘민간인 학살’ 규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 가옥.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4명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지자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량 살상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자지구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이뤄진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도중에 최소 236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CNN은 이들 사망자 시신이 병원 2곳으로 옮겨졌다고 현지 의료진을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군 작전 지역에서는 격렬한 포격과 공습이 목격됐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의 공격을 받는 특수부대를 보호하기 위해 공습, 포격을 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당시 누세이라트에서 물건을 사던 중이었다는 주민 니달 압도는 “엄청난 폭격이 있었다”며 “10분도 안 돼 150발의 로켓이 떨어진 것 같았고, 우리가 도망치는 동안 시장에 더 많은 로켓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에서 어린이들이 숨졌다”며 “생지옥이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에 대해 “문명과 인류의 가치가 결여된 잔혹한 범죄”라며 “무고한 민간인에 대해 끔찍한 학살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또다시 발생한 이스라엘군의 대량살상에 아랍권은 분노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비린내는 학살”로 규정했다. 참사의 책임을 묻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도 요구했다.

휴전 협상을 중재해 온 주변국 이집트도 이스라엘의 누세이라트 난민촌 공격을 규탄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번 공격은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의 모든 조항과 인도주의의 모든 가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지적했다.

서방에서도 규탄 목소리가 나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민간인 학살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라고 올렸다. 이어 “우리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유혈사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피해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인질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민간인 지역으로 진입해야 했다”며 “100명 미만의 팔레스타인 사상에 대해 알고 있으며, 이 가운데 테러범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타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인질 구출 작전에 대해 “이스라엘은 테러리즘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역사적 성과이자 증거라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