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페이스] 너 거기 가면 못 뛰어...그래도 가고 싶었던 김정현다니엘

조원규 2024. 6. 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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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고려대에 입학한 구력 3년 새내기
4일 단국대전에서 공격리바운드만 6개
11일 동국대와 일전에 선발 출장 예고

[점프볼=조원규 칼럼니스트]

깜짝 활약을 펼친 새 얼굴을 소개합니다. 한두 경기 활약으로 반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짙은 땀 자욱이 있습니다.
 

▲ 단국대전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김정현다니엘


“부상 선수들이 많아 저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아요.”

김정현다니엘의 올 시즌 대학리그 출전 시간은 40분 43초입니다. 절반 가까운 19분 9초는 4일 단국대전에서 뛰었습니다. 득점은 총 16점입니다. 절반이 넘는 9득점을 단국대전에서 기록했습니다.

김정현다니엘은 명지고 출신 새내기입니다.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 양정고와 경기에서 16득점 11리바운드, 안양고와 8강에서 17득점 15리바운드로 팀의 4강 진출에 공헌했습니다.

못 뛸 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고려대 입학에는 물음표가 더 많았습니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고등학교 최고 수준의 기량이나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경쟁합니다. 김정현다니엘은 구력이 짧아 기본기가 부족합니다. 194센티의 신장도 큰 경쟁력은 아닙니다.

“못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주위에서도 많이 얘기했고요. 그래도 열심히 하면 감독님 눈에 띄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김정현다니엘도 자신은 없었습니다. 대학에 오니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슛 터치도 대단한 게 아니었습니다.

“대학에 오니까 다들 저보다 슛을 잘 쏘더라고요. (이)동근이 형도 저보다 큰데 슛을 잘 쏘고, (유)민수 형도 저보다 훨씬 큰데 슛을 잘 쏘니까…. 이제는 수비와 리바운드로 팀 분위기를 북돋아주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 벤치에서 응원하는 김정현다니엘

 

전형수 명지고 코치의 조언도 비슷했습니다. 수비부터 하면서 3점 슛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던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리바운드, 특히 공격리바운드에 대한 강조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 코치는 “하체 힘이 좋습니다. 점프력도 있고요. 슈팅 능력은 있는 선수라 수비와 리바운드를 강조했습니다”라고 얘기합니다.

“대학에 오니 5분만 뛰어도 힘들다”라는 제자의 말에는 웃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정상이다. 고등학교니까 체력을 조절하며 40분을 뛴다. 대학에서는 잠깐을 뛰어도 에너지를 다 쏟아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조금씩 기회가 왔습니다. 3월 25일 명지대와 경기.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3분 59초를 뛰었습니다. 기록은 1리바운드 1스틸. 다음 기회도 명지대전입니다. 4월 27일 경기에 선발로 나와 대학 무대 첫 득점을 신고했습니다. 14분 46초를 뛰면서 3점 슛 하나 포함 7득점 1리바운드 1어시스트.

5월 2일 한양대전에서는 2분 49초를 뛰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난 6월 4일 단국대전. 데뷔 후 가장 많은 시간인 19분을 뛰었습니다.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이 없었어요

“박빙이라 (제가) 들어갈 줄은 몰랐어요. 그래도 많이 뛴 것 같아요. (뛸 수 있는) 선수가 많이 없어서 들어갔고, 오펜스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서 계속 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단국대전 기록은 3점 슛 하나 포함 9득점 6리바운드. 특이하게 6개 모두 공격리바운드입니다. 김정현다니엘로 인해 고려대는 6번의 공격 기회를 더 가졌습니다. 스틸 하나를 포함하면 총 7번입니다. 박빙의 경기에서, 그것도 경기 후반에 7번의 공격 기회는 소중합니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도 “힘이 좋다”는 말과 함께 “리바운드된 공이 떨어지는 위치에 대한 예측이 좋은 것”도 김정현다니엘의 장점이라고 했습니다. 194센티의 신장에 힘이 좋은 선수가 낙하지점 예측도 좋으니 리바운드 경쟁력이 있습니다.

3점 슛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3점 슛은 지금 고려대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입니다. 작년 경기당 32%의 성공률로 8.4개의 3점 슛을 넣었던 팀이 올해는 26%의 성공률로 6개만 넣고 있습니다.

주축 빅맨들의 부상은 리바운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작년 리바운드 1위였던 팀이 올해는 8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14.7개였던 리바운드 마진은 +4.9개로 줄었습니다. 명지대, 한양대와의 4경기를 포함한 결과입니다.

김정현다니엘의 장점인 리바운드와 3점 슛이 지금 고려대의 과제입니다. 그런 이유로 단국대전에서 많은 시간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팀이 원하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준형이 형처럼, 태훈이 형처럼...

“준형이 형처럼 감독님한테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비디오 미팅을 하는데, 감독님이
준형이 형 없는데도 칭찬을 엄청 많이 했습니다. 박준형 같은 선수만 있으면 된다고….”

김정현다니엘의 롤모델은 김태훈과 박준형입니다. 고려대에 입학하기 전부터 전형수 코치는 김태훈과 박준형을 보고 배우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주희정 감독도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수비와 팀에 헌신하는 모습입니다.

“스타플레이어가 많아서 개인적인 욕심은 없습니다. 공을 갖고 플레이하고 싶은 욕심도 없어요.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만 합니다.”

경기 종료 39초 전. 김정현다니엘은 단국대 서동원의 압박을 피하며 백도어 컷인을 들어가는 석준휘에게 좋은 패스를 전달했습니다. 이 선수의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던 장면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가능성입니다.

구력이 짧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농구를 시작했으니 많이 짧습니다. 농구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때 남는 시간에 친구들과 농구를 즐긴 것이 전부입니다. 뒤늦게 재미를 붙여 엘리트의 길로 왔지만, 몸이 반응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가 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아직 없는 것 같다”라고 얘기합니다. 엄살은 아닙니다. 양준, 박준형, 김태훈, 이도윤 등 쟁쟁한 선수들이 복귀하면 지금과 다른 차원의 경쟁을 해야 합니다.

4학년이 졸업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년에는 또 쟁쟁한 신입생들이 입학할 확률이 높습니다. 고려대니까요.

 

▲ 김정현다니엘은 단국대전에서 3개의 3점 슛을 시도, 1개를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예상했던 일입니다. 그래도 고려대를 선택했습니다. 열심히 하면 감독님 눈에 띄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계속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열정은 지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3점 슛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고려대는 11일 동국대와 경기를 갖습니다. 주 감독은 김정현다니엘의 선발 출장을 예고했습니다. 공격에서 상대 빅맨을 외곽으로 끌고 나오는 것과 적극적인 리바운드 경합을 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은 바람에 한 걸음씩 다가서는 모습입니다.

 

#사진_점프볼DB

 

점프볼 / 조원규 칼럼니스트 chowk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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