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퇴임이사제 임시체제로…"구지은 추진 푸드테크 협업들 좌초하나"

주동일 기자 2024. 6. 9. 11: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규 이사회, 기존 구지은 대표 임기 만료 후에도 선임 난항
언제 바뀔지 모르는 대표…구 대표 중심 푸드테크 사업 위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 앞 모습. 2024.05.31.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아워홈 신규 이사회가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못해 퇴임 이사제 체제로 돌입했다.

아워홈의 신성장 동력인 푸드테크 경쟁력 강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워홈은 현재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시로 대표를 맡고 있지만, 언제라도 CEO(최고경영자)가 교체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그간 구 부회장이 타 기업과 협업하며 추진해 온 신사업 분야가 좌초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9일 업계에선 아워홈이 신성장 동력인 푸드테크 사업이 심한 경우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에 실패한 고 구자학 창업주 삼녀 구 부회장이 경영을 이끌고 있다.

창업주 장녀인 구미현씨와 구미현씨의 남편 이영열씨, 창업주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씨로 구성된 새 이사회가 구 전 부회장의 임기 만료 후에도 새 대표를 선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자 아워홈은 아워홈이 임기가 끝난 구지은 대표이사 부회장을 중심으로 퇴임 이사제에 돌입했다.

문제는 구 부회장이 그간 신사업으로 푸드테크 강화를 위한 초석을 마련해왔다는 점이다.

신규 이사회가 새 대표를 선임하면 구 부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되는데, 타 기업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 푸드테크 산업의 특성상 혼란스러운 경영 구조가 극단적인 경우 협업 중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구 부회장이 푸드테크 관련 투자 결정 및 업무협약 등을 진두지휘해와 새 체제에선 이 같은 경영기조가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구 부회장은 4월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구미현씨와 구 전 부회장이 손을 잡으면서 재선임에 실패했다.

아워홈 지분은 구 전 부회장 38.56%, 구미현씨 19.28%, 창업주 차녀 구명진 이사 19.6%, 구 부회장 20.67%로 구성됐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구지은 아워홈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구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도 푸드테크를 강화하기 위해 카카오와 협약을 체결했다.

정기주총이 열린지 6일만인 4월 23일 카카오헬스케어와 AI(인공지능) 기반 '초개인화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1월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 등을 방문했다.

신년사에선 식품 서비스 제공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 테크 기술에 기반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식음업계의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력한 푸드테크 강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 사업 특성상 기업 간 협업이 중요한데 그간 아워홈에서 중심 역할을 맡아 온 구 부회장이 언제 자리를 떠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기업간 협업이 원활히 이뤄지긴 어렵다"고 말했다.

4월 17일 열린 정기주총에서 전업주부인 구미현씨는 본인과 함께 자신의 남편이자 전직 교수인 이영열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지난달 임시주총에선 구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구미현씨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구재모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아워홈의 사내이사로 근무한 바 있지만 이렇다할 직책을 맡진 않았다.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구미현씨는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구 부회장과 구명진 전 이사에게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 선임이 더뎌지자 업계에선 구미현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두고 신규 이사회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 현장에서 조우한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왼쪽)과 구자은 LS 회장(오른쪽). (사진=구지은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지분 매각을 원하는 구미현씨와 달리 구 전 부회장이 경영 복귀를 노리면서 의견차가 발생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실제로 구미현씨와 구 전 부회장은 자신들의 지분을 매각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전해졌다.

문제는 구 전 부회장이 임시주총에서 장남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과 함께 자신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해달라는 안을 제안하면서 실제론 지분 매각보다 경영 복귀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추후 구 부회장이 구미현씨와 법적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구 부회장과 구미현씨, 구명진 전 이사는 2021년 의결권을 모아 당시 대표이사였던 구 전 부회장을 물러나게 하고 구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던 2021년 6월 보복 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에서 내린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아워홈 경영 일선에서 퇴출됐다.

문제는 구 부회장의 임기가 남아있던 4월 17일 정기주총과 5월 31일 임시주총에서 구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의 편을 든 것이다.

이럴 경우 세 자매가 의결권을 합친 '협약'을 어긴 것으로 보여질 여지가 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