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하천손실보상금 소송 승소…"76건 유사소송도 유리"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시가 하천손실보상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유사 소송 76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법원은 영등포구 한강 주변 토지 소유자의 상속인들이 '하천토지손실보상금 약 73억원을 지급하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실보상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지난달 30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하천편입토지의 매도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해 매수인으로부터 매매대금을 추급당할 위험이 없는 등 소유자로서 만족을 얻은 매도인은 특별한 희생이나 손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또 "손실보상은 개인에게 발생하는 재산상 특별한 희생 또는 손실에 대해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전체적인 공평 부담의 견지에서 행해지는 조절적인 재산적 보상"이라며 "손실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 사인에게 특별한 희생이나 손실이 발생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대상 토지를 매도하고 소유권 이전의 대가인 매매대금을 수령하는 등 실질적으로 소유자로서 권리를 모두 행사해 재산상의 특별한 희생이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손실보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 원고는 1924년 서울 강서구(당시 영등포구) 775평 토지를 소유했던 A씨의 상속인들이었다.
해당 토지는 제방인 양천제로부터 한강까지 사이에 있는 땅으로서 제외지(堤外地·둑 바깥 강가에 있는 땅)에 해당했다. 이 땅은 적어도 1971년 7월20일 이전부터 제외지로서 하천구역에 편입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A씨는 1973년 B씨에게 해당 토지를 팔았고 B씨는 1974년 이 땅을 C씨에게 매각했다.
A씨는 1976년 사망했고 정부는 1983년 해당 토지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다. 이에 서울시는 1989년 C씨에게 하천토지손실보상금 1억7165만4000원을 지급했다.
그러자 A씨의 상속인들은 "하천구역으로 편입돼 국유로 된 토지는 사인 사이의 거래의 객체가 될 수 없으므로 종전 소유자가 해당 토지를 매도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매매는 원시적으로 불능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원칙적으로 무효"라며 손실보상금 73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서울시를 상대로 제기했다.
1심인 서울행정법원과 2심인 서울고법 재판부는 "하천편입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으로 손실보상청구권의 양도 합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의 손실보상청구권 행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며 원고의 손실보상금 청구를 인용했다.
반면 대법원은 이번에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 패소 취지로 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서울시는 이번 대법원 판결 덕에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중으로 손실보상을 해줘야 하는 불합리한 사태를 막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는 "하천편입토지보상법 제2조에 따른 손실보상청구권은 종전의 하천법 규정에 따라 하천구역으로 편입돼 국유화됐으나 그에 대한 손실보상 규정이 없거나 손실보상청구권의 소멸시효로 보상 청구를 하지 않은 토지 소유자를 위한 규정"이라며 "손실보상을 받지 못한 토지 소유자에 한해 국가가 반성적 고려와 국민의 권리구제 차원에서 시·도지사로 하여금 손실을 보상하게 하도록 제정됐다"고 법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들을 손실보상금의 정당한 청구권자로 인정하면서 보상 주체인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수인과 매도인에게 이중으로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앞선 1·2심 판결을 비판했다.
여전히 하급심에서 하천손실보상금 소송 판결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시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향후 이어질 유사 소송에서도 연달아 승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안대희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이번 판결로 인해 향후 같은 쟁점으로 진행 중인 76건의 유사 소송에서 우리 시가 승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안 국장은 또 "앞으로 공평의 관념에 반해 청구되는 손실보상금에 대해서는 이중 보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는 한편 하천편입토지의 정당한 보상 청구권자에게는 사유재산권의 보장과 권리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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