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이닝 6실점' 지우지 못한 까마귀 그림자...그럼에도 KIA 대체 외인을 더 지켜봐야 할 이유

박상경 2024. 6.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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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윌 크로우의 존재감을 지우기엔 무리였을까.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캠 알드레드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았다.

알드레드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KIA는 크로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총액 32만5000달러에 알드레드와 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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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KIA 선발 투수 알드레드가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8/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역시 윌 크로우의 존재감을 지우기엔 무리였을까.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캠 알드레드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았다. 알드레드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출발은 괜찮았다. 1회 2사후 양의지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삼진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2회에도 10개의 공으로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KIA 선발 투수 알드레드가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8/

볼넷이 문제였다. 알드레드는 3회 1사후 조수행에 볼넷과 도루를 허용한 뒤 라모스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허경민의 3루 강습타구가 2루타로 연결되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양의지를 뜬공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4회에도 선두 양석환에 안타를 내준 뒤 김기연 김재호에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이유찬 조수행에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구원 등판한 임기영이 승계주자를 막지 못하면서 6실점으로 데뷔전을 아쉽게 마무리 했다.

이날 알드레드는 총 78개의 공을 뿌렸다. KIA 입단 전 미국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았으나, 시차 적응 및 달라진 환경 등 바로 100구를 소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KIA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 148㎞, 투심과 체인지업, 스위퍼를 섞어 경기를 풀어갔다. 구속이나 변화구의 각도는 나쁘지 않은 편. 스트라이드 시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2회말 2사 김재호의 내야 땅볼 때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포구한 알드레드가 이우성과 함께 웃으며 들어오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8/

다만 제구 면에서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점이 아쉽다. 스스로 주무기로 꼽았던 투심과 스위퍼를 결정구로 활용했으나, 보더라인에서 조금씩 빠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두산 타선이 존 바깥으로 빠지는 공을 때려 적시타를 만드는 등 타선 집중력도 알드레드를 힘겹게 했다. 실투성 공이 없었던 점은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

적응기를 거친 뒤 호투하는 외국인 투수들은 적지 않았다. 크로우도 그랬다. 개막전 선발(3월 23일 광주 키움전)로 나섰으나 6이닝 4자책점을 기록했고, 두 번째 등판(3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선 4⅓이닝 5실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6경기 중 5경기를 무실점으로 장식하면서 4연승을 내달린 바 있다.

KIA는 크로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총액 32만5000달러에 알드레드와 계약했다. 적지 않은 계약 규모였던 만큼 논란이 있었지만, 규정 내에서 이뤄진 계약이고 우승을 노리는 KIA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했던 부분.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 경기. 4회말 무사 만루 조수행에게 적시타를 맞은 알드레드가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6.8/

첫 경기를 통해 알드레드는 가능성과 보완점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두산전에서 보여준 내용은 실망스러웠지만, 보완이 된다면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만한 공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증명됐다. 두산전에서 얻은 교훈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알드레드의 투구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 그가 반등 실마리를 잡지 못한다면 KIA는 또 다른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으면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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