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차 오물풍선 “330여개 띄워 80여개 南 낙하”…전군 비상근무·NSC 소집 확성기 재개 논의

정충신 기자 2024. 6. 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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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 북 3차 오물풍선 330여개 띄워 80여개 우리 지역 낙하
합참 “폐지·비닐 등 쓰레기… 위해물질은 없어”
“NSC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논의할 듯”
국방부 “오물 풍선 살포 엄중 인식…대비태세 확립 긴요”
북한이 날린 대남 풍선이 9일 오전 경기 파주시 금촌동 한 도로에 떨어져 있다. 북한은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등 2차례에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렸고, 총 1000개 가량이 식별됐다.독자 제공/연합뉴스 >

군당국은 9일 북한이 8일 밤부터 9일까지 띄운 오물풍선 330여개가 식별됐으며 9일 오전 10시 현재 우리 지역에 낙하한 것은 80여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날 기자단에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9일 오전 10시까지 북한측은 330여 개의 오물풍선을 띄운 것으로 식별됐고,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며 “현재까지 우리 지역에 낙하된 것은 80여 개이고, 확인된 풍선의 내용물은 폐지, 비닐 등의 쓰레기이며, 분석결과 안전에 위해되는 물질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조치중이고, 북한의 추가 오물풍선 부양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기 바라며,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실 것을 다시한번 당부드린다”며 “북한이 휴일인 지난 8일 밤부터 개시한 3차 대남 오물풍선 살포에 육·해·공군 모든 부대가 휴일인 9일에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군 휴일 비상근무체제에 이어 대통령실도 이날 오전 장호진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재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대통령실이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하기 위해 NSC를 가동한 것은 지난 2일 이후 7일 만이다.

정부의 경고에도 북한이 추가 오물풍선 도발을 감행함에 따라 NSC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카드를 꺼내드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장호진 안보실장은 지난 2일 NSC 상임위 이후 언론 브리핑에서 “북한이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 착수할 것”이라며 오물풍선 살포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 교란 등의 행위를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내하기 힘든 조치’의 의미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오물 풍선 남하에 따라 국방부 본부는 물론 모든 부대의 직원 및 장병에게 평일과 같은 정상근무를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국방부는 이런 지시가 내려간 이유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추가 살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추가 도발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위해 국방부와 전군 차원의 엄정한 대비태세와 작전기강 확립이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9일 오전 북한이 날린 대남 풍선이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 앞바다에 떨어져 있다. 세븐스타호 제공/연합뉴스

앞서 국내 민간 단체의 대북 전단 배포를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남 오물 풍선을 날렸고 총 1000 개 가까이 남측에서 식별됐다. 이후 오물 풍선 살포를 조건부 잠정 중단한다면서 “다시 대북 전단이 온다면 백배의 휴지와 오물량으로 앙갚음하겠다”며 위협한 데 이어 탈북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보내자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국내 민간 탈북단체들은 지난 6∼7일 등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을 달아 북한으로 보냄에 따라 북한이 3차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두 번째로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한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2018년에 남북이 체결한 ‘9·19 남북군사합의’ 모든 조항의 효력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9·19군사합의에 따라 금지된 남북 접경지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군 당국은 이달 중 서북도서와 군사분계선 일대 등 남북 접경지역 내 훈련을 재개할 방침이다.

아울러 군에 의한 휴전선 일반전초(GOP) 설치 대북 확성기 방송과 군에 의한 대북전단 살포 등 대북 심리전 재개도 가능해졌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 상황을 지켜보면서 확성기 방송 재개 시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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