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중러 핵전력 강화 계속하면 우리도 핵무기 증강 배치”

이본영 기자 2024. 6. 9. 10: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중국·북한의 핵전력 강화가 이어지면 미국도 핵무기를 증강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핵무기 배치 수를 늘릴 경우 대응할 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핵무기 증강 배치 고려 이유로 핵 강국인 러시아 및 중국과 함께 북한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참여 중단을 선언했지만 전략핵무기 배치 한도를 어기지 않으면 미국도 계속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 담당 선임국장 밝혀
미군의 B-1B 폭격기와 한·미 공군 전투기들이 지난 5일 한반도 상공에서 훈련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중국·북한의 핵전력 강화가 이어지면 미국도 핵무기를 증강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미국이 핵무기 배치 수를 늘릴 경우 대응할 의사를 밝혔다.

프러네이 바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군축 담당 선임국장은 7일(현지시각) 군축협회 연례회의 연설에서 “러시아·중국·북한은 모두 핵무기고를 매우 빠른 속도로 확장하면서 다양화하고 있으며 군축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바디 선임국장은 이란과도 협조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이 나라들은 미사일 능력을 발전시키면서 생화학전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미국이 핵무기 증강 배치 고려 이유로 핵 강국인 러시아 및 중국과 함께 북한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바디 선임국장은 이어 “적들의 무기고에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몇년 안에 현재 배치된 (핵무기) 숫자를 늘려야 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결정하면 그것을 시행하도록 완전히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런 날이 오면 적들을 억제하고 미국인들과 동맹국, 파트너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개정 핵무기 운용 지침(nuclear weapons employment guidance)을 내놓았다며 “이 지침에는 중국 핵무기의 증가와 다변화를 고려할 필요, 그리고 러시아·중국·북한을 동시에 억제할 필요가 강조됐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북·중·러가 핵전력을 계속 강화하면 미국도 기존 입장을 바꿔 핵무기 증강 배치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러시아와 2010년에 맺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50개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과 관계가 악화된 지난해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참여 중단을 선언했지만 전략핵무기 배치 한도를 어기지 않으면 미국도 계속 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해 같은 행사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맞서 전략핵무기를 증강 배치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바디 선임국장은 적대국들이 핵무기 의존을 강화하면 “억제력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준비 태세와 능력을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바디 선임국장은 또 미국의 부담을 덜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들이 재래식 전력을 이용해 확장억제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폭격기와 한국 등 동맹국들이 보유한 전투기의 공동 작전 능력 등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8일 스푸트니크 통신에 바디 선임국장 발언에 대해 “우리는 어느 누구와의 어떤 대화도 중단하지 않았다”며 대화 중단을 미국 탓이라고 주장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의 핵 정책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미 모든 것을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본회의에서 러시아 핵무기 사용 군사교리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예외적인 상황에만 가능하다. 그런 경우가 왔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리는 살아 있는 것이며,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교리 수정을 배제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