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의 배신"… 심장마비·뇌졸중 위험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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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비슷한 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40%나 낮은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저칼로리 식품·음료업계협회인 칼로리통제위원회(CCC)의 카라 손더스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저칼로리 감미료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수십 년간 과학적 증거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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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비슷한 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40%나 낮은 자일리톨이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일리톨은 무설탕 사탕, 껌, 구운 식품, 치약 등에 ‘제로 칼로리 당알코올’라는 이름으로 포함돼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러너 연구소 연구팀(스탠리 헤이즌 박사 등)이 2004~2011년 심혈관 질환자의 혈액 표본 1,157개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인 2,100여 명의 혈액 샘플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이 혈액 내 자일리톨 수치를 측정한 결과, 수치가 가장 높은 군(3분 1 정도)은 수치가 가장 낮은 군보다 3년간 심장마비와 뇌졸중, 사망에 노출될 위험이 2배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자일리톨이 혈소판을 더 쉽게 응고하며, 응고된 혈전이 심장으로 이동해 심장마비를 일으키거나 뇌로 이동해 뇌졸중을 일으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진행한 스탠리 헤이즌 박사는 “자일리톨이 함유된 치약 등의 제품을 버려야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자일리톨을 함유한 제품을 섭취하면 혈전 관련 사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일리톨은 콜리플라워, 가지, 양상추, 시금치, 딸기와 같은 식품에서 발견되는 당 알코올이다. 천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양이 매우 적어 화학적 공정이나 미생물 균주를 통한 방법으로 생산된다.
설탕만큼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는 낮아 무설탕 껌, 기침 시럽, 비타민 젤리 등에 주로 사용된다. 케첩, 바비큐 소스, 푸딩, 팬케이크 시럽 등에 대량 첨가되기도 한다.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앞서 이 연구팀은 지난해 2월 발표한 논문에서 또 다른 당 알코올인 에리트리톨에 대한 비슷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가장 높았을 때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이 3년 이내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로 옥수수에서 추출되는 에리트리톨 역시 저칼로리 식품 등의 대체 감미료로 쓰인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하는 대체 감미료를 피하라고 경고하며 저칼로리 감미료의 장기적 유독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저칼로리 식품·음료업계협회인 칼로리통제위원회(CCC)의 카라 손더스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저칼로리 감미료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한 수십 년간 과학적 증거와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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