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독립서점_열다책방

조혜정 기자 2024. 6. 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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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건 도서관이건 책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

그렇게라도 대중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독자로 유입되는 과정도 유의미한 일이지만 '열다책방'은 공간을 소비하기보다는 '책'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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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_공간의 재발견

서점이건 도서관이건 책보다는 사진이 잘 나오는 공간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 그렇게라도 대중이 책에 관심을 갖고 독자로 유입되는 과정도 유의미한 일이지만 ‘열다책방’은 공간을 소비하기보다는 ‘책’에 집중할 것을 강조한다. 책방 주인은 ‘책’이라는 믿음으로 손님들과 소통한다.

열다책방 내부. 서점제공

공간보다 ‘책’에 집중한 서점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열다책방은 2022년 4월 동춘동 상가건물 3층에 문을 열었다. 눈에 잘 띄는 1층에 비해 다소 접근성은 떨어질 수 있어도 방문객들은 생각지 못한 곳에 있어 더 귀하고 책에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는 반응을 보인다.

책방지기 김은철씨도 손님들이 열다책방이라는 공간보다는 책 자체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기를 바란다.

“독립서점을 ‘공간’으로 소비하고 싶어하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커피도 마시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서점을 찾는 것도 유의미하지만 아쉽게도 저희 열다책방은 그런 공간이 아니에요. 그저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에 가깝고 저도 그런 곳이 되길 바랍니다. 손님들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도록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합니다.”

서점의 본질인 책을 앞세우는 열다책방답게 서점에 들어서면 아담한 규모에 꼼꼼하게 채워 넣은 책들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책을 고르는 기준은 ‘내가 읽고 싶은 책’입니다. 유튜브, 팟캐스트, 출판계 소식지 등을 통해 다양한 책 정보를 수집하고 그중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읽을 만한 책’을 선별하고요. 문학, 비문학, 독립출판물의 비율이 대략 4 대 4 대 2 정도 되는데요. 이 비율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신경 써서 유지하는 편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들어온 책들은 특정 주제에 맞게 묶어 평대를 구성한다. 시의성 있는 정보들을 고려해 책방지기의 주관이 더해져 주로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내용을 선정한다. 사회과학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자연과학 및 예술 분야도 비중을 맞추려 노력한다.

김은철씨는 ‘K공대생 열다, 책방’을 독립출판물로 출간했다. 서점제공

‘K공대생 열다, 책방’

많은 독립서점이 그렇듯 열다책방도 독서모임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 달에 8~9회의 독서모임이 열리고 책방지기뿐만 아니라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단골 몇 명을 각 모임의 리더로 위촉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열다 북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문학, 한국소설, 인문학, 과학 도서 읽는 모임을 각각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여 책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무척 즐겁습니다. 독서모임 참가자들도 가치 있는 시간이 되도록 A4용지 5~6장 분량의 발제문을 제공하는 등 철저히 준비하는 편입니다.”

책방지기 김은철씨는 2010년 송도 소재 건설회사에 취업하면서 연수구에 살게 됐다. 2022년 3월 퇴직 후 같은 해 4월 지금의 자리에 열다책방을 오픈했다. 그리고 퇴사를 결심하게 된 순간부터 책방을 열기로 마음먹은 계기, 책방을 열면서 계획하고 실행한 과정 등을 담은 책 ‘K공대생 열다, 책방’을 독립출판물로 출간했다.

“일해야 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이라면 저는 보다 정신적인 가치에 비중을 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조직은 ‘주인의식’을 강조하지만 진짜 ‘내 일’이 하고 싶기도 했고요. 아파트를 짓는 일도 분명 사회에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물질적 가치를 위해 정신적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대부분의 책은 인간의 정서와 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저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만족스럽습니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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