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에 미국도 '깜짝'… "역겨운 전략" [워싱턴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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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매슈 밀러 대변인은 지난 3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역겹다'는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미국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북한이 대북단체의 전단 살포에 맞대응 차원에서 오물 풍선을 살포한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 북한 정권의 요구에 굴복할 것인가, 아니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인가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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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겨운 전략.”(Disgusting tactic)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미국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정찰 위성 발사 실험 등이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일상에 가깝다면 오물 풍선 살포는 최근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전략이다. 러시아에 풍선에는 담배꽁초, 폐지, 비닐, 건전지, 배설물, 플라스틱, 신발 조각 등 오물과 쓰레기가 가득하다고 하니 그야말로 역겨운 것도 사실이다.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중의 한 명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난 4일 보고서에서 “오랫동안 북한을 관찰해 온 사람들이 (북한의) 모든 것을 보았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순간, 북한은 그들을 놀라게 했다”고 썼다.
그는 “세계는 북한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핵 및 미사일 위협과 광범위한 인권 학대 행위에 익숙해진 것 같다”면서 “새롭고 더욱 치명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는 더는 미국 언론에 보도 가치가 없다”고 썼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 대한 관심과 경멸을 표출하기 위해 풍선을 통해 쓰레기와 거름을 보내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면서 “그것은 날아다니는 배설물이다”라고 썼다.
그는 “북한 지도자의 여동생인 김여정이 오물이 가득 담긴 풍선을 “자유민주주의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 어린 선물’로 간주해야 한다는 뻔뻔한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북한의 최근 행위는 평소보다 훨씬 더 사납고 경멸스럽다”고 평가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물론 “북한의 행동은 몇 가지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며 “한국 시민들은 풍선에 북한 정권이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는 생화학전 물질이 실렸을 경우 한국이 북한의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모두 선전전에 풍선을 이용해 왔다”며 “남한의 활동가들은 북한을 비방하는 선전 외에도 현금, 북한에서 금지된 미디어 콘텐츠, 한국의 간식으로 역시 북한에서 금지된 초코파이 등까지 넣은 풍선을 날렸다”고 소개했다.
AFP는 “한국 정부는 이번 도발을 비이성적이고 저급하다고 표현했지만, 탄도미사일 발사와 달리 ‘쓰레기 캠페인’은 유엔의 대북 제재 위반은 아니다”라고도 보도했다. 국제사회가 오물 풍선 살포에 강제력을 갖고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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