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문명’ 시대의 기후위기와 전기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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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바야흐로 '전기문명' 시대다.
스마트폰·전기자동차·반도체·2차전지·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과학기술 기기를 움직이는 근원 동력은 '전기'다.
1700년대 중반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그레이의 '도체 및 부도체' 발견, 1800년대 중반 또 다른 두 영국인 마이클 패러데이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밝힌 '전자기파 유도 법칙 및 방정식'을 응용해 인류가 전기시대를 확장한 지 200여 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단계의 전기문명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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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완의 글로벌 경제와 사회
지금은 바야흐로 ‘전기문명’ 시대다. 스마트폰·전기자동차·반도체·2차전지·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과학기술 기기를 움직이는 근원 동력은 ‘전기’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우리는 온종일 ‘전기 기반’ 일상생활을 영위한다. 온통 전기로 굴러가는 세상이다.
특히 통신·인터넷·AI의 필수 인프라인 전세계 각 지역의 데이터센터(약 8천 개·디지털 데이터 저장 및 관리)는 전기 먹는 하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소비량은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였는데 2026년에는 620~1050TWh까지 늘 것으로 분석된다.(국제에너지기구) 한국의 연간 전력소비량(2021년 586TWh)을 조만간 넘어설 전망이다. 전세계 전력소비량은 1990년 1만TWh에서 2021년 2만5천TWh로 급증했다.
기후변화 시대에 글로벌 철강기업마다 맞닥뜨린 최대 도전과제인 ‘꿈의 수소환원제철 공법’도 막대한 전기를 필요로한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채굴도 전기 수요 급증을 초래한다. 1700년대 중반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그레이의 ‘도체 및 부도체’ 발견, 1800년대 중반 또 다른 두 영국인 마이클 패러데이와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밝힌 ‘전자기파 유도 법칙 및 방정식’을 응용해 인류가 전기시대를 확장한 지 200여 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단계의 전기문명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인류가 당면한 시대적 과제도 근저에는 ‘전기’(생산)를 둘러싼 문제가 놓여 있다. 전기 생산의 기반인 물질을 전통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전환하는 과업이 그것이다. 다소 빗나간 얘기일 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보면 지구온난화는 원자번호 6번인 탄소 그 자체보다 이산화탄소화합물(탄소 원자 하나에 산소 원자 둘이 결합)의 문제다. 오히려 사람을 포함해 모든 지구 행성 동식물은 탄소를 기반으로 생장·활동하고 소멸하는 탄소생명체다. 말하자면 어쩌면 우리는 지구 지질사에 새로운 ‘거대한 전기문명 연대’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은 20세기 초에 자본주의 역사를 시기별로 구분하면서 ‘제국주의’를 자본주의 최후의 단계로 규정했는데, 우리가 글로벌 기후 대응에 최종 실패한다면 전기문명이 최후의 단계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한쪽에 제국주의·경쟁자본주의·국가독점자본주의 같은 정치∙경제학적 설명이 있다면, 주류 진화경제학자들은 ‘기술’ 특성에 따라 자본주의를 구분해왔다. 증기력과 철도·전기·철강, 석유·자동차, 정보통신산업 패러다임으로의 기술변화가 그것이다. 지금은 석유·자동차·철강·정보통신(IT) 모두 ‘전기’라는 하나의 거대한 바다로 합류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전기문명 시대에도 ‘전기상품’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여러 자본주의 역사 단계를 관통해온 각종 제도·정책이 그러했듯 사회∙경제적 계층별로 차별적이다.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가 덜한 전기를 사용하기 원한다면 소비자는 전기료에 반영되는 추가 생산비를 직·간접적으로 더 지불해야 한다. 특히 환경문제를 둘러싼 부담은 소득계층 구획선을 따라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되는 사뭇 복잡한 구조를 내포한다. 가령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일수록 아마도 ‘더 맑은 공기’보다 ‘더 값싼 전기’를 바랄 것이다. 요컨대 가난한 사람일수록 ‘더 비싸진 전기료’가 주는 고통이 커지는 반면, 더 비싼 전기료 부담을 거의 체감하지 못할 고소득층 자산가들은 미세먼지가 줄어든 ‘맑은 공기’에서 더 큰 혜택과 소비효용을 얻을 것이다.
한겨레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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