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민희진 공방전에서 마침내 드러난 것들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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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의 공세종말점, 즉 대중의 피로감 호소를 의식한 걸까? 이대로 가면 '상호 멸망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한 걸까? 훗날 2024년 엔터테인먼트 산업계 최대 이슈로 꼽힐 게 분명한 하이브-민희진의 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국면이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법원에서 완승을 거뒀다.
불편한 동거일지라도 민희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잃을 게 더 많아질 뿐이다.
사태가 표면화되기 직전, 어도어가 하이브에 보낸 시정 요청 메일이 여론전 상황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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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전의 공세종말점, 즉 대중의 피로감 호소를 의식한 걸까? 이대로 가면 '상호 멸망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판단한 걸까? 훗날 2024년 엔터테인먼트 산업계 최대 이슈로 꼽힐 게 분명한 하이브-민희진의 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국면이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법원에서 완승을 거뒀다. 직후 두 번째 기자회견을 가졌다. 첫 회견이 '쇼미더머니'였다면 두 번째는 '세바시'였다.
하이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내용이 여전히 많았지만, 어쨌든 핵심은 화해 제안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하이브의 공식적인 대답은 없었지만, 사실상 하이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불편한 동거일지라도 민희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잃을 게 더 많아질 뿐이다. 바닥 밑에는 지하가 있으니까.
약 한 달간 이어진 이 공방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케이팝 성공 신화 아래 가려졌던 '숫자를 위한 전쟁'이다. 사태가 표면화되기 직전, 어도어가 하이브에 보낸 시정 요청 메일이 여론전 상황에서 공개됐다.
그중 어도어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제기한 건 음반 밀어내기였다. 팬사인회 개최권을 미끼로 유통사에게 과다한 물량을 넘기거나, 아니면 해외 자회사를 통해 사전 주문 수량을 떠넘기거나 하는 식으로 벌어지는 밀어내기가 업계 내부자를 통해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몇 년 전부터 엔터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떠도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있다. 중국 고비사막과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는 케이팝 음반으로 가득 찬 컨테이너가 산처럼 쌓여있다는. 케이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앨범 초동 판매량을 뻥튀기하기 위해서 수요를 아득히 뛰어넘는 음반을 밀어내기 한 후, 이를 받는 해외 유통사에선 재고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 사막이나 바다 밑에 버린다는 이야기다. 국내 유통사를 통해 밀어낸 음반들도 비슷한 운명에 처해진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음반을 구매할 시 옵션에 '미수령'이라는 항목이 있다. 구매 확인 증빙은 되지만 음반이 발송되지는 않는다. 팬으로서는 이런 증빙을 통해 이벤트 응모 기회를 잡되, 불필요한 짐을 늘리지 않는 선택이다. 판매처 입장에서도 택배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이득이긴 하다.
그렇다면 재고로 쌓인 음반들의 운명은? 반품 처리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팬 이벤트 유치권을 주는 대신 반품 불가 조건을 거는 경우도 있다. 이때 고스란히 악성 재고가 된다. 이 음반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역시 관계자들 사이에 떠도는 농담 하나를 소개한다. 서해 앞 공해상에도 컨테이너가 잠겨 있다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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