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아파트'와 빌라, 시세 파악이 특히 어려운 이유는 [스프]

심영구 기자 2024. 6.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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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빌라왕 사건'에서 피해자 다수는 신축 빌라의 세입자들이었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의 서울시 주택 매매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의 경우 93.5%의 거래 건이 동일 단지, 동일 면적대에서 예전 거래 내역이 존재하였으나, 빌라의 경우 예전 거래 내역이 존재하는 경우가 50.8%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는 빌라에서는 인근 다른 빌라의 거래 가격을 참고하거나, 정교한 주택 가치 평가 방법론을 통해 시세를 측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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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인사이트] ⑥ 소규모 주택 가격 정보 비대칭의 원인과 해결 방안 (글 : 김진석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이른바 '빌라왕 사건'에서 피해자 다수는 신축 빌라의 세입자들이었다. 신축 빌라는 거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시세가 명확히 형성되어 있지 않다. 전세사기범들은 이를 악용해 일부 중개인 및 감정평가사와 입을 맞추고 주택의 매매 가치가 실제보다 높은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깡통전세 계약을 다수 체결하였다. 대단지 아파트가 아닌 빌라나 나홀로 아파트들이 전세사기의 주요 타깃이 된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시세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1. 아파트는 규격화된 상품이다

아파트는 빌라와 달리 많은 세대가 하나의 단지를 구성하고 있는데, 한 단지 내부의 같은 면적대 주택들은 동일한 평면 구조를 가진 '규격화된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동일한 평면 구조라도 층이나 향에 따른 가격 차이는 존재하지만, 이를 일부분 보정한다면 대개 유사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 매물의 시세는 동일 면적대 주택의 최근 실거래 가격을 확인함으로써 비전문가라도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으며, 특히 나홀로 아파트나 소규모 단지보다 대단지 아파트일수록 거래도 자주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세 파악이 용이하다.

또한 최근에는 '호갱노노'와 같이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실거래 가격을 보기 쉽게 가공하여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상승하였다.

2. 거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 빌라

빌라는 주택을 구성하는 세대수가 적기 때문에 거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동일 빌라, 동일 면적의 직전 실거래 내역을 아예 조회할 수 없어서 시장 가격 자체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2018년부터 2024년까지의 서울시 주택 매매 실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의 경우 93.5%의 거래 건이 동일 단지, 동일 면적대에서 예전 거래 내역이 존재하였으나, 빌라의 경우 예전 거래 내역이 존재하는 경우가 50.8%에 불과하였다. 빌라 거래 중 절반은 실거래를 통해 형성된 시세 없이 이루어진 최초 거래인 것이다.


또한 빌라의 경우 직전 거래가 존재하더라도 아파트에 비해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전 거래와 긴 시간 간격을 두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부터 이후 서울시 매매 거래 데이터 가운데 동일 지번, 동일 면적의 직전 거래가 존재하는 거래 건을 대상으로, 직전 거래 이후 경과된 소요 기간의 중위값을 집계하였다. 그 결과 아파트는 16일, 빌라는 137일이었다. 아파트가 빌라에 비해 8배 이상 빈번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거래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시세 파악에 불리한 점이 된다. 어떤 빌라의 직전 거래가격이 3억 원이었는데, 그 거래는 6개월 전이었고 그 사이에 시장 흐름이 크게 바뀌었다고 하면 현재도 3억 원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지 않는 빌라에서는 인근 다른 빌라의 거래 가격을 참고하거나, 정교한 주택 가치 평가 방법론을 통해 시세를 측정해야 한다.
 

3. 빌라의 가치 평가가 어려운 이유와 해결 방안


빌라는 감정평가도 아파트보다 어렵다. 아파트가 규격화된 상품인 반면, 빌라는 바로 옆에 위치한 건물이라도 시공사, 평면 구조 등 주택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정평가사를 통해 빌라의 적정 거래 가격을 산출하더라도 아파트에 비해 오차가 크고, 감정평가 결과를 일반인이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전세사기범들은 이를 악용해 일부 감정평가사에게 실제 가치보다 감정평가액을 올리는 '업 감정'을 의뢰하고, 평가사는 인근의 예외적인 고가 거래만을 참조하는 등의 수법으로 악성 임대인이 희망하는 가격을 만들어주었다. (▷관련 기사)
[ 원문 링크 : https://news.sbs.co.kr/d/?id=N1007275881]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감수: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도시사회혁신 전공)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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